매파색 짙어진 美연준에 한국 금리는? 한은 “통화정책 불확실성↑”

美 연준, 기준 금리 동결
매파적 기조 더 뚜렷해져
다음달 금통위 동결 전망
6개월 뒤 인상 전망 늘듯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매파적 기조와 분열 양상을 드러내면서 향후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다음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의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도 동결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30일 오전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간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연준 내부의 의견이 상당폭 나뉘고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강조되면서 차기 연준의장 취임 이후 미국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며 “중동전쟁도 미-이란 협상 난항 등으로 장기화 우려가 커진 만큼 경계감을 가지고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과 이에 따른 금융·경제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시 적기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새벽 연준은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이란전쟁 이후 인플레이션 수준이 높은 데다, 경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을 반영한 결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FOMC 위원 12명 중 4명이 통화정책 결정에 반대 의견을 냈다. 34년 만에 가장 많은 수의 반대 의견이다. 특히 매파적 기조가 짙어졌다. 위원 3명은 정책결정문에 ‘완화 편향(easing bias)’이라는 문구를 넣는 것에 반대했다. 지금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후보가 다음달 취임하더라도, 제롬 파월 의장이 한동안 이사직을 유지하는 데다 FOMC 위원 간 이견도 커지면서 향후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공개한 점도표.


5월 28일 예정된 한은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8연속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이란 전쟁 이후 물가 상방 압력과 경제 성장 불확실성이 모두 커졌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1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반도체 수출 호조를 중심으로 한은 자체 전망치(0.9%)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1.7%를 기록했다. 동시에 이란전쟁에 따른 경제 하방 압력도 못지않게 큰 상황이다. 한은 한 관계자는 “(경제 성장률)상방과 하방이 다 열려 있는 상황”이라며 “방향성을 말하기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물가도 불안한 상황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2% 올랐다.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등에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란전쟁이 장기화하면 상방 압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28년,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의 시선은 이날 공개될 ‘점도표’에 쏠리고 있다. 점도표란 한은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7명이 각자 6개월 후 전망을 점으로 제시하는 소통 방식이다. 위원당 3개씩, 총 21개의 점이 찍힌다.

한은 안팎에서는 이번 점도표가 지난 2월보다는 매파적 분포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점도표에서는 총 21개의 점 중 16개(76.2%)가 현 기준금리 수준인 연 2.50%에 찍혔다. 4개(19%)는 0.25%포인트 인하에 찍혔고, 인상을 전망한 것은 1개(4.8%)뿐이었다. 그 이후 이란전쟁이 발발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 만큼 이번 점도표에서는 금리 인상 쪽에 더 많은 점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 회의록을 보면 한 위원은 “앞으로 당분간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주요국들도 대체로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현저히 약화해 기존 경로의 변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점도표는 이창용 전 총재와 신성환 금통위원 등 금통위원 7명 중 2명이 교체된 뒤 처음 공개되는 것인 만큼 한은의 새로운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통위원 중 유일한 ‘비둘기파(통화완화 정책 선호)’로 분류되는 신성환 위원 자리에 어떤 성향의 인물이 오느냐에 따라 금통위의 완화 기조는 더 옅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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