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두 달…상선 200척 빠져나갔다

유조선 270척 이상·LNG 운반선 20척 등 걸프 해역에 잔류

호르무즈 해협 [게티이미지닷컴]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이후 두 달 동안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피해 약 200척의 선박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해운 데이터 분석업체 AXS마린은 지난달 29일 기준 걸프 해역에 남아 있는 모든 종류의 상선이 913척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쟁이 시작된 2월 28일 당시 1114척과 비교하면 약 18% 줄어든 수치다. 이 기간 약 200척의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탈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걸프 해역에는 유조선 270척 이상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약 20척,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30여척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 수치에는 원유 산업 지원선 등 애초 해역을 떠날 계획이 없는 선박도 포함돼 있어 실제 봉쇄로 발이 묶인 선박 수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해운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의약품, 식료품, 가구, 산업용 부품 등을 실은 컨테이너선은 118척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0척은 이란 선적이다. 전쟁 초기 컨테이너선 155척이 걸프 해역에 남아 있던 것과 비교하면 역시 감소했다.

세계 최대 해운사인 MSC 소속 선박은 15척이 남아 있다. MSC는 이 중 4척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빠져나오게 했지만, 이 가운데 2척은 이란에 나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2위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는 전쟁 초기와 같은 6척의 컨테이너선을 걸프 해역에 남겨두고 있다. 프랑스 CMA CGM은 초기 15척 가운데 2척을 탈출시켜 현재 13척이 남아 있다. 중국원양해운(COSCO)은 2척이 빠져나간 뒤 현재 2척이 남았고, 독일 하팍로이드의 컨테이너선은 7척에서 6척으로 줄었다.

이란의 공격 위험에 대비해 GPS 신호를 비활성화하거나 위조한 상태로 항해하는 선박도 늘었다. 지난달 29일 기준 해당 선박 비율은 31%로, 전쟁 발발 전 16%에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를 위해 ‘해양 자유 연합’이라는 새로운 국제 연합체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수한 미 국무부 문건에 따르면 미국 주도 연합체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위한 정보 공유, 외교 협력, 제재 집행 등을 맡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를 위한 국제회의를 영국과 함께 주도해 온 프랑스는 미국의 구상이 기존 계획과 경쟁 관계에 있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중동을 방문 중인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작전은 “우리가 수립한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일종의 보완책”이라고 말했다.

바로 장관은 프랑스가 미국 주도 국제 연합에 참여할지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프랑스의 공동 임무는 현재 막바지 단계에 있으며 계획이 최종 확정됐다”며 “이 지역의 가장 가까운 파트너 여러 곳에 임무 구상을 제시하기 위해 왔다”고 설명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전후 호르무즈 해협 통항 안전을 지원할 다국적 임무 창설을 목표로 지난달 국제 정상회의와 군사회의를 잇달아 열었다. 한국을 비롯한 40여개국이 이들 회의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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