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방 프로젝트’에 다시 커진 중동 변수…코스피 숨고르기 나설까 [투자360]

유가·환율·외국인 수급 변수 부각
증권가 “단기 조정 가능성…추세 훼손은 제한적”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장중 6700선을 돌파한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돼 있다.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제3국 선박의 탈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증시에 다시 중동 리스크가 변수로 떠올랐다.

4일 코스피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해방 프로젝트’ 개시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방 프로젝트는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유조선과 화물선 등 제3국 선박이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미군이 이동을 지원하는 작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어떤 형태로든 이 인도적 절차가 방해받는다면 강력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란이 미군의 지원을 받는 선박을 공격하거나 작전을 방해할 경우 군사 대응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달 30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92.03포인트(1.38%) 내린 6598.87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6750.27까지 오르며 장중 기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지만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하락 전환했다.

국제유가 급등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장중 배럴당 119달러대까지 치솟으면서 인플레이션과 기업 비용 부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부각됐다. 연휴를 앞둔 위험회피 심리와 미국 대형 기술주 실적 발표 이후 차익실현 압력도 지수 하락을 키웠다.

수급에서는 외국인 매도가 두드러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1860억원, 284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은 1조454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지정학 리스크가 커질 때마다 외국인 자금 이탈과 원화 약세 우려가 함께 커진다는 점도 부담이다.

뉴욕 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달 30일 1.62% 상승했고, 이달 1일에는 0.31%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이틀 연속 올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같은 기간 각각 2.26%, 0.87% 상승했다.

다만 이번 사안이 국내 증시의 상승 추세 자체를 꺾을 정도의 변수인지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시장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 이후 협상으로 돌아서는 이른바 ‘타코’ 패턴을 여러 차례 학습했다. 강한 압박이 실제 전면 충돌보다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남아 있다.

해방 프로젝트가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될 경우 오히려 유가 안정 기대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선박 이동이 재개되면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일부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코스피가 단기간 급등한 만큼 작은 악재에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지난 4월 한 달간 이란 전쟁 충격을 빠르게 회복하며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온 만큼 투자자들의 피로감도 커졌다. 통상 5월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계절성도 부담 요인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과열 부담, 상승 피로, 반도체 실적 모멘텀 정점 논란, 중동 리스크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지수가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5월에 팔아라’는 격언과 함께 과열, 상승 피로, 반도체 실적 모멘텀 정점 신호 등이 거론되고 있다”며 “조정의 빌미가 많아 단기 변동성 확대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실적 장세가 끝났거나 하락 추세로 전환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실적 전망 상향 조정이 여전히 유효하고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도 7.12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단기 변동성을 이유로 현금화할 필요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지수가 단기적으로 흔들릴 수는 있지만 이는 비중 확대 기회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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