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베끼기 ‘부정경쟁방지법’으로 대응한다

대형 게임사도 카피에 속수무책
최근 판결, 영업비밀 적극 인정


국내 게임 업계가 ‘베끼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저작권법 대신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부정경쟁방지법)’을 통한 법적 대응이 부상하고 있다. 특히 부정경쟁방지법이 ‘사후’ 대책뿐만 아니라 ‘사전’ 예방에도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게임 업계 소송 트렌드도 바뀌는 양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는 지난달 30일 넥슨코리아가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낸 영업비밀 및 저작권 침해금지 청구 소송에서 아이언메이스의 영업 비밀 침해를 인정하고, 넥슨에 약 57억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한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해당 소송은 과거 넥슨 신규개발본부에서 근무했던 A씨가 퇴사 후 아이언메이스를 설립한 뒤, ‘다크 앤 다커’를 만들면서 발발했다.

이는 게임 업계 법적 대응 양상이 저작권법에서 ‘부정경쟁방지법’으로 바뀌었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례로 꼽힌다. 부정경쟁방지법은 남의 노력이나 성과를 가로채서 이익을 얻는 행위를 막는 법이다. 부정경쟁 행위와 영업비밀 침해가 큰 골자다. 저작권법보다 인정 폭이 넓다는 게 게임 업계 내외부 평가다.

그동안 게임사 간 IP 분쟁에서 ‘저작권’을 인정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음악, 영화, 미술 등과 달리 성장 구조, 인터페이스, 전투 방식 등 ‘아이디어’에 기반하는 게임 고유의 특성 때문이다. 게임은 그래픽, 시나리오, 음악 등 다양한 규칙과 시스템이 결합한 복합 저작물이다. 저작권법은 ‘표현’을 보호하지만, ‘아이디어’는 보호하지 않는다.

부정경쟁방지법은 소송 등 사후 결과뿐만 아니라 부정경쟁방지법 내 침해 예방, 금지 청구 등으로 예방적 역할까지 할 전망이다.

게임 업계에서 IP를 둘러싼 분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IP 분쟁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엔씨-웹젠 간 소송이다. 지난 2021년 6월 엔씨는 웹젠이 출시한 ‘R2M’이 ‘리니지M’을 모방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리니지M에는 무려 ‘1000억원’ 이상이 들어갔다. 당시 2심 재판부는 웹젠이 엔씨에 ‘169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현재 R2M은 서비스를 종료한 상태다. 고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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