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종전협상 교착…회담에도 새 변수
트럼프,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성과 절실
미국산 농산물·보잉 항공기 수출 가능성
중국, 이란전쟁 장기화에 국제적 위상 강화
중동위기 속 ‘대만독립 반대’ 의제 올릴수도
![]()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10월 30일 부산 김해 국제공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회담을 갖고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중 정상회담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란 전쟁 장기화 여파로 협상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중국 내부에서는 당초 미·이스라엘과 이란간 전쟁 여파로 한 차례 연기됐던 이번 회담에 대해 중국이 미중 관계의 장기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인식하고 있는 분위기다.
미 CNN방송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간 종전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글로벌 경제에 부담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이란 전쟁이 오는 14~15일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개최될 미·중 정상회담에도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CNN에 “이번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혹독한 중간선거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이를 절호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미국산 농산물, 보잉 항공기 대규모 수출 등을 제시할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우신보 상하이 푸단대 교수는 “중국은 전쟁 초기엔 이란이 버티지 못하고 친서방 정권이 들어설 경우 중국에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면서 “(그러나) 현재 상황은 오히려 중국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현 시점에 이란 문제를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이 드러나면서 대중 협상력은 오히려 약화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중국은 미국이 전쟁을 치르는 동안 국제적 위상을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외적으로 평화를 강조하는 동시에 에너지 위기를 겪는 개발도상국 지원 의사를 밝히며, 서방과의 관계 강화에도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유럽상공회의소 전 회장인 외르크 부트케는 “미국은 싸우고도 이기지 못하는 반면, 중국은 싸우지 않고도 이익을 얻고 있다”며 “에너지 비용 상승이라는 부담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중국이 얻는 것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합의 성과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용해 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대미 협상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중동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미국의 전략적 관심이 태평양 역내를 다소 벗어난 틈을 타 중국이 미국의 대만 독립과 관련한 입장 변화를 유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싱가포르의 중국어 매체 연합조보는 대만 문제가 미중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가 될 것이며 회담 전까지 중국이 대만에 대해 ‘평화 무드’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대만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기간 중요 의제가 될 것”이라며 “미중 양국 정상이 함께 대만 독립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도 크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중국은 방대한 내수 시장과 희토류 공급망 지배력을 바탕으로 ▷첨단 기술 수출 규제 완화 ▷제재 대상 중국 기업 해제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국 내부에선 자국 원유·가스 수입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회담 시점까지 봉쇄 상태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을 리스크로 꼽고 있다.
한편 이란 전쟁이 지속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 양국의 협상 구도가 근본적으로 바뀌지는 않았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2017년 트럼프 방중을 주도했던 윌리엄 클라인 전 미 외교관은 “무역과 투자 관계에서 양국은 여전히 서로에 대한 충분한 지렛대를 갖고 있으며, 이란 전쟁이 그 균형을 크게 바꾸지는 않았다”며 “이란 전쟁이 회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지만, 어느 한쪽에 결정적 우위를 제공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