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총재 “이란전쟁 내년까지 가면 세계경제 ‘깊은 침체’”

셰브런 CEO도 “완충장치 힘잃어, 아시아서 징후”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가 지난 3월 24일(현지시간) 세계은행(WB)·IMF 연례 회의에서 발표하는 모습. [EPA]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미국·이란 전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일부 국가는 깊은 경기침체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 수장의 경고가 나왔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경제·금융 포럼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6’에 패널로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미국·이란 전쟁이) 2027년까지 이어지고 유가가 배럴당 125달러 선에 머문다면 우리는 훨씬 더 나쁜 결과를 예상해야 한다”며 “물가가 치솟는 것을 보게 될 것이고 공급망도 영향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비료 가격이 1년 만에 30∼40% 올랐고, 이제는 곧 식품 가격이 3∼6% 오르게 될 것”이라며 “세계의 80%가 석유 수입국인데, 이 가운데 재정 능력이 없는 국가들이 있다. 미국이나 중국은 버틸 수 있겠지만 세계 상당 부분이 깊은 경기 침체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가 이를 왜 걱정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이는 공급망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세계의 한 조각이 기능을 멈추게 되면 모두 다 같이 이를 느끼게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IMF는 세계 경제전망(WEO)을 발표하면서 중동 지역 분쟁이 짧게 진행된다면 글로벌 성장률이 3.1%로 둔화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올해 1월 전망치(3.3%)보다 낮아진 수치다. 당시 전망은 중동 지역 분쟁이 단기간 내 진정되고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했다. IMF는 당시 최악의 경우 세계 경제 성장률이 2%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이는 IMF가 정의하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해당한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날 “완만한 영향 시나리오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올해 전반에 걸쳐 이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고 이에 따라 부정적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기업 셰브런의 마이크 워스 최고경영자(CEO)도 콘포런스에서 원유 공급과 관련한 경고를 쏟아냈다. 워스 CEO는 “원유공급이 중단됐을 때 가격 충격을 완화해주는 주요 완충 장치로는 지상 재고, 바다 위 선박 재고, 전략 비축유가 있다”며 “(이란) 사태 초창기에 전략 비축유가 풀렸고 연초 상업 재고도 평소보다 많은 편이라 그간 공급 충격을 흡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이제 소진됐다. 걸프만에서 나온 마지막 배가 마침 오늘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항에서 하역 중”이라며 “시장에 가격 신호를 막아주던 완충 장치가 능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관련) 최고의 시나리오는 이미 몇 주 전에 폐기됐다. 장기간 이어지는 파괴적인 시나리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때”라며 “이미 아시아에서 (경제 타격) 징후가 보이고 있고, 유럽이 그 뒤를 바로 잇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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