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금융 저격한 李…금감원 특사경 설치 속도

금감원 내 민생금융 특사경 연내 출범
고금리·미등록 대부업에 수사권 부여
대통령 지시 맞춰 입법·현장 대응 속도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불법사금융 근절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이르면 연내 관련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을 전격 도입할 전망이다. 특사경이 설치되면 최근 사회적 공분을 산 ‘이실장 사건’과 같은 조직적 불법 대출 범죄에 대해 보다 신속하고 전문적인 수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 법무부는 불법 사금융 특사경 도입을 위한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미 운영 중인 자본시장 특사경처럼 불법 사금융 범죄를 전담하는 조직을 금감원 내부에 설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무부는 현재 관련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르면 연내 도입 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3월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입법 관련 논의가 끝났고, 법무부 등 다른 기관의 논의가 남은 상태”라며 “이른 시일 안에 민생금융범죄 특사경이 출범하도록 내부적으로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특사경 수사 대상은 ‘대부업법’ 위반 사항으로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를 넘어서서 이자를 수취하거나, 금융당국이나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하지 않은 ‘미등록대부업’ 영업 등이 해당된다. 당국과 법무부는 불법사금융에 대한 인지 수사권을 특사경에 부여하기로 했다. 불법 추심에 대한 인지수사권을 두고서는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인력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법무부는 금융감독원 외에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건강보험공단과 특사경 도입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들 기관과 협의가 마무리돼야 대략적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도 특사경 도입에 맞춰 내부 조직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달에는 관련 업무 희망 직원 3~40명을 대상으로 증거물 압수나 영장 신청 방법 등 수사 실무 연수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 특사경 도입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민생침해대응총괄국 내 민생금융범죄정보분석팀을 신설했다. 제보나 신고 등 그간 금융감독원에 쌓인 불법사금융 관련 데이터 분석에 착수한 만큼, 미제 사건 해결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단이 수사에 돌입한 ‘이실장’ 사건도 민생금융범죄정보분석팀의 결과물이었다. 20~30대 청년들을 상대로 연 6800%대 초고금리 대출을 내주고 불법으로 추심한 사건으로, 전국적으로 피해 신고가 잇달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 내부에서는 특사경이 본격 도입되면 보다 신속한 사건 해결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금감원 내부에 수많은 불법사금융 관련 데이터가 쌓여있는 만큼, 인공지능(AI) 분석 기법 등을 통해 문제 해결의 새로운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에는 다양한 제보나 신고 데이터가 쌓여있는데, 이를 종합해서 분석하다 보면 보다 효율적으로 사건을 파헤칠 수 있다”며 “특사경이 정식 도입되면 이러한 데이터 분석 역량과 상승효과를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불법사금융 문제를 계속해서 지적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도 적극적으로 발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3일 엑스(X·옛 트위터)에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를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대부업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소식을 전한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글을 공유하며 “법정 허용치를 초과하는 불법 대부는 무효다. 즉 갚지 않아도 무방하다”고 했다. 서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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