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 ‘투톱’ 1분기 실적…포트폴리오가 명암 갈랐다

1분기 영업익 459억…시장 전망치 6배 초과
연초 이사급증 따른 인테리어 수요 동반상승
B2B·B2C 사업구조 안정…높은 수출비중 큰몫
매출 소폭 증가에도 영업익 14.8% ‘뒷걸음질’
실리콘 실적 더딘 회복…도료 원가 부담 발목
글로벌 실리콘시장 업황회복 여부에 기대감


LX하우시스 ‘부산코리아빌드’ 전시관. [LX하우시스 제공]


국내 건자재업계 1·2위인 LX하우시스와 KCC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극명하게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통상 건자재업종은 주택경기라는 공통 변수를 타고 함께 오르내리는 경향이 강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LX하우시스가 시장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내는 사이, KCC는 매출이 소폭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이 10% 넘게 감소했다. 두 회사의 사업포트폴리오 차이와 글로벌 원자재 시황이 두 회사의 실적을 엇갈리게 만든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X하우시스, 기대치 6배 웃도는 ‘서프라이즈’=LX하우시스는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 459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30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549.7% 급증한 수치다. 시장 컨센서스(전망치)가 약 76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기대치의 여섯 배를 넘어선 ‘어닝 서프라이즈’다. 주가도 이에 화답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같은 실적 급등의 배경으로는 주택 매매거래량 증가가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동·호수 기준)은 15만96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6% 증가했다. 1월 거래량만 놓고 봐도 전년 동월 대비 60.4%나 급증했다. 수도권에서도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며 거래회복세를 이어갔다.

특히 준공 30년 이상 노후 단지가 밀집한 서울 노원구의 올해 1분기 아파트 거래량은 2085건으로 전년(1042건)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도봉구 역시 같은 기간 346건에서 557건으로 61% 급증했다. 구축 아파트 거래가 늘면서 창호·바닥재·벽지 등 인테리어 자재 교체 수요가 동반 상승하는, 이른바 ‘이사 특수’가 LX하우시스의 실적을 밀어올렸다는 해석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건축자재 부문에서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부문의 매매거래량 증가에 따른 시판물량 증가 효과가 컸다. 창호·바닥재·벽지 등 B2C향 비중이 커지면서 믹스 개선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에 납품하는 B2B(기업 간 거래)물량이 착공·분양 부진으로 여전히 저조한 가운데 B2C 채널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뜻이다.

KCC 백색 차열 페인트 시공 모습. [KCC 제공]


▶KCC, 매출 늘었지만 수익성 ‘후퇴’=반면 KCC의 1분기 성적표는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KCC가 지난 6일 발표한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KCC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62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8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감소했다. 증권가 컨센서스(975억원)를 약 10% 하회하는 성적이다.

KCC 측은 실적 악화 이유에 대해 “불확실한 국제정세에서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으나 원자재 비용 증가와 글로벌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영업이익은 14.8%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KCC는 건자재·도료·실리콘·기타 네 사업부로 구성된다. 2025년 사업보고서 기준 외부 매출 비중은 실리콘이 47.3%로 절반에 가까우며 도료가 29.5%, 건자재가 14.9%를 차지한다. 이 구조가 이번 실적 희비를 가른 핵심이다.

KCC의 1분기 실적이 악화된 것은 실리콘 부문 탓이 큰 것으로 알려진다. KCC 실리콘사업은 지난 2019년 인수한 미국 실리콘 전문기업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스가 주도한다. KCC는 모멘티브 인수를 위해 약 3조5000억원을 쏟아부었으며, 2024년에는 잔여 지분 20%를 4050억원에 추가 취득해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건자재와 도료 부문은 견조한 실적을 냈지만 실리콘사업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뎠다. 실리콘 부문이 전 분기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지만 이란전쟁에 따른 촉매 가격과 운송비 상승 부담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도료 부문 역시 원가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KCC의 도료 부문은 건축용·자동차용·선박용·공업용 도료 등 폭넓은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현대자동차·HD현대중공업 등이 주요 납품처다. 도료사업은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아 유가와 환율, 전방 산업인 건설·자동차·조선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다.

홍석희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