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가족이 13평 산다고?” 정부, ‘대가족 만점통장 당첨자’ 전수조사한다 [부동산360]

‘부양가족’ 실존 여부 철저히 검증
규제지역·인기단지 2.5만세대 집중점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곳곳에 아파트가 빼곡하다.[연합]


#. A씨는 부인 및 자녀와 함께 M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같은 아파트 윗층에 거주하는 장인·장모집으로 부인을 위장 전입 시켰다. 장인·장모를 부인의 부양가족으로 포함시킨 후 서울에서 분양하는 주택에 청약가점제 일반공급으로 당첨됐다.


#. B씨는 남편과 협의이혼을 한 후 전 남편 소유의 아파트로 두 자녀와 함께 전입신고 했다. 이혼한 후 32회에 걸쳐 무주택자로 청약해 서울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에 청약가점제 일반공급으로 당첨됐다.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최근 청약시장이 과열됨에 따라 ‘시세차익’을 노린 부정 청약 사례가 증가하는 가운데 정부가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6인 가구가 10평대 좁은 집에 살겠다며 청약을 넣어 당첨되는 등 기현상이 나타나는 청약 단지가 집중 조사 대상이다.

국토교통부와 국무조정실 부동산감독추진단은 11일 청약가점 당첨자의 부양가족 실거주 여부를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 현실과 동떨어진 대형 가족의 만점통장 당첨자 등을 정밀하게 조사한다.

지난해 7월 이후 분양한 서울 등 규제지역 모든 분양단지가 조사 대상이다. 그 외 기타지역의 인기 분양단지도 포함됐다. 총 43개 단지, 2만5000세대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만점통장 당첨자 중 부양가족 수가 4명~6명인 가족을 중심으로 부모, 자녀의 실제 거주여부를 집중 조사한다. 주요 조사 사항에는 ▷위장전입 ▷위장결혼이혼 ▷통장자격매매 ▷문서위조 등이 해당된다.

정부가 이 같은 조사에 나서는 이유는 최근 시세 차익을 노린 기이한 청약 당첨 사례가 나오고 있어서다. 일례로 지난 달 청약을 진행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소재 ‘오티에르 반포’ 44㎡(이하 전용면적) 타입의 최고 당첨 가점은 79점으로 집계됐다. 79점은 무주택 기간과 통장 가입을 15년 이상 유지한 상황에서 부양가족이 5명일 때 받을 수 있는 만점 점수다.

‘아크로 드 서초’ 59㎡ C형 타입 역시 당첨자 2가구 중 1가구가 84점이었다. 이는 7인 가구가 15년 이상 무주택 요건을 채워야 얻을 수 있는 점수다. 24평 남짓한 공간에 7명이 실제로 거주해야 가능한 사례인 것이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소재한 오티에르반포 전경. 이 아파트 전용면적 44㎡ 청약 최고 당첨 가점은 6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최고점 79점으로 집계됐다. 홍승희 기자


부양가족이 실제 존재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정부는 먼저 성인 자녀의 실거주 여부를 조사한다. ‘건강보험 자격득실 확인서’를 통해 성인 자녀의 직장소재지 및 자격취득·상실일을 확인하겠다는 게 국토부의 계획이다.

부모의 실거주 확인을 위해선 3년간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을 징구해 실제 이용한 병원·약국 소재지를 검증한다. 고령자의 경우 병원과 약국 소재지가 거주지와 멀리 떨어질 수 없다는 전제 하에 교차 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부양가족의 거주형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부양가족이 그간 체결한 모든 전·월세 내역, 주택 소유 여부도 꼼꼼히 보기로 했다.

이번 전수조사부터는 현장점검 인력도 8명에서 15명으로 확대한다. 하루만에 끝내던 점검기간도 3~5일 간 진행한다. 결과는 오는 6월 말 발표한다.

국토부는 이번 전수조사에서 그치지 않고 위장전입 편법 차단을 위한 요건도 강화키로 했다. 성인 자녀를 활용한 단기간 위장전입 편법을 차단하고자 거주요건을 1년에서 3년으로 강화하고, 성인 자녀의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한다. 현행상 부모는 3년 이상, 30세 이상 자녀는 1년 이상 주민등록표에 등재해야 하는데, 의무 등재 기간을 더욱 강화하는 차원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정청약으로 확정되는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 주택환수 및 계약금 몰수, 10년간 청약자격 제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니 민·형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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