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로 실각했다 여동생·막내딸 총리 당선으로 구명…‘파란만장’ 탁신 전 태국 총리, 8개월만에 가석방

쿠데타로 실각했다 여동생·막내딸 총리 되며 ‘구사일생’
부패 혐의로 해외 도주하다 징역 8년→1년 파격 감형
수감생활 8개월만 가석방…남은 4개월 전자발찌 차고 거주지 머물러야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왼쪽 두번째)가 지난 2023년 8월 방콕 돈므앙 국제공항에 도착해 세 자녀들의 마중을 받는 모습. 당시 탁신 전 총리의 막내딸인 패통탄(오른쪽 두번째)이 이끄는 타이공헌당이 정권을 쥐자 왕실이 탁신에 대한 형을 8년에서 1년으로 감형했고, 탁신 전 총리는 15년간의 해외 도피 생활을 마치고 귀국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탁신 친나왓(77) 전 태국 총리가 11일(현지시간) 8개월의 수감생활 끝에 가석방됐다. 탁신 전 총리에게 남은 4개월의 형은 전자발찌를 찬 채 거주지에 머무르는 가택연금 형태로 전환될 예정이다.

탁신 전 총리는 이날 오전 7시 40분께 딸인 패통탄 친나왓 전 총리 등 가족과 측근, 지지자 300여명이 환대하는 가운데, 태국 방콕의 끌롱 쁘렘 중앙 교도소를 나왔다. 탁신 전 총리는 자신의 지지자 ‘레드 셔츠’들로부터 붉은 장미꽃을 건네받고 인사를 건네며 환하게 웃은 뒤 차를 타고 집으로 귀가했다.

탁신 전 총리는 부패 유죄 판결로 1년형을 받아 지난해 9월부터 복역해왔다. 태국 당국은 그가 고령이고, 남은 형기가 4개월여로 적다는 점 등을 감안해 가석방을 결정했다. 단, 정식으로 형기가 끝나는 오는 9월 9일까지는 보호관찰을 받으며, 전자 발찌를 찬 채 방콕의 신고된 거주지에 머물러야 한다. 보호관찰관에서 정기적으로 위치도 보고하는 등 사실상 가택연금 생활을 해야 한다.

탁신 전 총리는 2001년 총리로 선출됐으나 왕실, 군부와의 갈등 끝에 2006년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사이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다. 이후 해외에서 망명 생활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영국 맨체스터 시티 FC의 구단주가 되는 등 호화 도피생활을 해 논란을 빚었다. 이후 당국의 자금 동결로, 구단 지분을 아부다비 그룹의 만수르 빈 자이르 알 나하얀에게 넘기기도 했다.

그는 끊임없이 부패 혐의를 받아왔으나, 농촌 등에서의 강력한 지지가 발판이 돼 위기를 수 차례 넘기기도 했다. 군부 정이 집권하던 상태에서 치러진 2011년에는 그에게 우호적인 정당이 집권하면서 태국으로 귀국했고, 이후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이 총리로 선출되면서 탁신도 재기하는듯 했다. 그러나 2014년 군부가 다시 쿠데타를 일으켜 여동생 역시 실각하게 되자, 다시 해외로 망명했다. 이후 자신의 탁신과 대립하는 구도였던 푸미폰 야둔야뎃 전(前) 국왕이 서거하고, 탁신의 막내딸 패통탄이 총리가 되면서 당국은 그에게 부패 혐의로 내려진 8년의 형을 1년으로 대폭 줄였다. 왕실이 사면을 해준 것인데, 여기에는 새로 국왕이 된 마하 와찌랄롱꼰 국왕이 탁신과 우호적인 관계였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해진다.

탁신 전 총리는 형이 1년으로 감형되기 전에도 법원 판결이 난 날부터 병을 핑계로 경찰병원 VIP 병실에서 6개월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비판이 일기도 했다. 이에 지난해 대법원은 탁신 전 총리가 교도소 대신 병원에 머문 것은 불법이라며 1년간 교도소에서 실형을 살아야 한다고 판결, 지난해 9월에서야 뒤늦게 교도소 생활을 시작했다.

한편, 탁신 전 총리의 프아타이당은 지난 2월 총선에서 보수 품짜이타이당과 진보 국민당에 밀려 의석수 3위로 추락했다. 프아타이당은 25년 만에 처음으로 집권에 실패했으나, 아누틴 찬위라꾼 총리가 이끄는 품짜이타이당 연립정부에 참여했다. 탁신 전 총리의 조카이자 프아타이당 총리 후보였던 욧차난 웡사왓은 현 내각에서 부총리 겸 고등교육과학연구혁신부 장관을 맡고 있다.

AFP통신은 이를 두고 세간에 아누틴 총리 측과 탁신 측 사이에 정치적 거래에 의해 탁신 전 총리가 가석방됐다는 추측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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