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 사진 5장뿐이냐 민원”…600만뷰 찍은 초등교사의 ‘울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원들이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현장체험학습 관련 전교조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교육부 장관은 민원 문제 해결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학부모님들, 민원 안 넣으실 겁니까?”

학교 현장체험학습을 두고 울분을 터뜨린 초등학교 교사의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학부모 민원과 사고 책임에 대한 부담을 토로하며 울먹인 영상은 공개 나흘 만에 조회수 600만회를 돌파했다.

눈길을 끈 영상은 지난 8일 교원단체 초등교사노동조합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교사들이 현장체험학습을 꺼리는 진짜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이다. 해당 영상은 지난 7일 교육부가 주최한 ‘안전한 현장체험학습을 위한 교육공동체 간담회’에서 나온 강석조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의 발언을 담았는데, 관련 쇼츠는 12일 오전 6시 기준 조회수 634만회를 기록하며 누리꾼들에게 큰 공감을 얻고 있다.

강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현장체험학습은 필수가 아니다. 학생들과 함께 경험하기 위해 교사들이 가 주는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1년에 무려 8차례나 현장학습을 갔지만, 2년 전부터 현장학습을 ‘보이콧’ 하고 있다고 했다.

강 위원장이 현장학습을 거부하게 된 것은 동료 교사가 현장학습 도중 발생한 사망 사고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다. 그는 2022년 11월 강원 속초로 떠난 현장학습에서 6학년 학생이 후진하던 버스에 치여 숨진 사고로 인솔 교사가 1, 2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것을 언급하며 “이 상황에서 저희가 어떻게 현장학습을 갈 수 있겠느냐”고 항변했다.

당시 인솔 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금고 6개월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고, 이후 상고를 취하하면서 판결이 확정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원들이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현장체험학습 관련 전교조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강 위원장은 “교사의 고의성이 없으면 반드시 면책권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면책권이 주어져도 본인은 현장학습 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학부모 민원과 맞닿아 있다.

그는 현장학습 전후로 학부모들에게서 “(우리 아이가) 이 학생과 친하니 짝꿍 시켜달라”, “왜 멀리 가서 멀미하게 만드냐”, “왜 우리 애 사진은 5장밖에 없냐”, “우리 애 표정이 왜 이러냐”는 식의 민원이 쏟아진다며 울분을 토했다.

강 위원장은 발언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떨리는 목소리로 “교육부 장관은 이런 민원 문제를 해결해 주실 수 있나. 학부모님들은 민원 안 넣으실 거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현장체험학습을 강제하지 말아달라”며 “우리가 스스로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온라인에서는 강 위원장의 발언에 공감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진상 부모들 때문에 선생님들, 학생들, 다른 학부모들까지 피해받고 있다”, “얼마나 시달렸길래 이야기하면서 목소리 떨리는 게 너무 안타깝다”, “교사인데, 맞는 말 대잔치다. 저기서 안 들어본 민원이 없고, 매년 듣는다”, “악성민원 학부모들 자녀들은 생기부에 기록해라”, “진상 민원으로부터 교사들 살려야 학습이 살아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8일 국무회의에서 최근 현장체험학습이 위축되는 움직임과 관련해 “구더기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 장독을 없애면 안 된다”며 현장학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이후 교원단체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교육부와 법무부에 “교사의 법률적 책임과 면책 범위에 불합리한 부담이 없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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