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불임금 떼먹으면 세금 체납처럼 받아낸다…회수기간 4개월 단축

국세 체납처분 도입…회수기간 290일→158일로 단축
직상수급인·상위수급인까지 변제 연대책임 확대
“체불 최종 책임은 사업주”…임금채권기금 안정성 확보 기대


체불하고 도피한 사업주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있는 근로감독관 [고용노동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사업주를 대신해 지급한 체불임금을 회수하는 과정에 세금 체납자에 준하는 사후 징수 절차를 조입하다. 압류와 공매 등 행정집행이 가능해지면서 회수 기간은 기존보다 약 4개월 단축되고, 낮은 회수율 문제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 ‘임금채권보장법’이 오는 12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임금채권보장법상 ‘대지급금’ 제도는 사업주가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국가가 먼저 노동자에게 체불액 일부를 지급한 뒤 추후 사업주에게 해당 금액을 돌려받는 제도다. 다만 그동안에는 민사집행 절차를 통해 회수해야 해 회수 기간이 길고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기존 절차는 변제금 납부 요청 이후 재산조사, 가압류, 법원 판결, 경매 등을 거쳐야 해 평균 290일이 소요됐다. 그러나 개정안 시행 이후에는 국세 체납처분 절차를 준용하게 되면서 납입 통지, 독촉, 체납처분 승인, 압류, 공매 절차를 통해 평균 158일 수준으로 회수 기간이 단축될 전망이다. 평균 132일가량 빨라지는 셈이다.

노동부는 특히 기존 민사 절차의 경우 강제집행력이 약해 누적 회수율이 30% 수준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압류와 공매를 통한 강제환가가 가능해지면서 회수율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정법은 또 원청 기업의 귀책 사유로 하청 기업에 임금 체불이 발생해 정부가 대신 내줬을 경우 원청 기업도 이를 갚을 연대 책임이 있다고 명확히 규정했다.

이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은 체불 사업주뿐 아니라 상위 수급인에 대해서도 납부 통지와 독촉, 압류·공매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노동부는 건설업 등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 반복된 책임 회피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체불 노동자 보호 범위도 추가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8월 20일부터 도산 사업장의 퇴직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대지급금 범위를 기존 ‘최종 3개월분 임금’에서 ‘최종 6개월분 임금’으로 확대하는 개정안도 시행된다. 체불청산지원 융자 한도를 10억원으로 높이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번 개정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변제금 회수율을 높이고, ‘체불의 최종 책임자는 사업주’라는 경각심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체불 노동자 안전망을 강화하는 동시에 체불 사업주의 책임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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