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룟값 상승·고환율, 수입가격 더 올라
“파는 의미가 없어”…지원책 요구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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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한 시민이 라면을 살펴보고 있다.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정대한 기자] 정부가 국제유가 상승을 빌미로 한 과도한 가격 인상을 차단하라며 관계부처를 압박하는 가운데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원재료·포장재·환율 등 전방위적 비용 부담이 급증하고 있지만, 정부의 강경 기조에 가격 인상안을 꺼내기조차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1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물가와의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로 국제유가 상승을 빌미로 한 과도한 가격 인상을 차단하라”고 농림축산식품부·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지시했다. 사실상 식품·외식업계의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의 비용 압박은 가중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 식량가격지수는 130.7로 전달보다 1.6% 상승했다. 미국·이란 전쟁 직후 3개월 연속 상승세로, 3년 2개월 만에 최고치다.
고환율 여파로 수입 가격도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 3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닭고기 수입물가지수는 원화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47.5% 급등해 계약통화 기준(35.1%)보다 12.4%포인트 높았다. 소고기도 원화 기준 상승 폭(24.8%)이 계약통화 기준(17.3%)보다 7.5%포인트 컸다.
포장재 수급난도 가중되고 있다. 식품 포장재와 배달용기 등에 쓰이는 핵심 원료 나프타의 현물 가격은 지난 8일 기준 톤당 935달러로 연초 대비 74.1% 올랐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포장재를 구입해 제품을 생산하면 사실상 파는 의미가 없어지는 수준”이라고 호소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업계가 오히려 가격을 내리는 이례적인 상황도 벌어졌다. 농심·오뚜기·삼양식품·팔도 등 라면 업체는 지난달 일부 제품 가격을 7% 안팎으로 인하했다. 해태제과·오리온 등 제과 업체도 제품 10종 가격을 평균 2.9~5.6% 내렸고, 롯데웰푸드·빙그레 등 빙과 업체도 아이스크림 가격을 평균 5.4~6.0% 인하했다.
외식업계도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있다. 앞서 BBQ·bhc·교촌 등 치킨업계는 잇따라 가격 동결을 선언했다. 하지만 AI(조류인플루엔자) 장기화로 닭고기 가격이 오르면서 비용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 교촌에프앤비는 1분기 영업이익이 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6%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현재 본사가 상승분을 부담하고 있지만, 하반기부터는 가격 인상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방선거 이후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선거 이후 가격 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업계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소비자 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식품업계 관계자는 “전쟁 여파가 본격 반영되는 2분기부터는 대부분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가격 인상 억제가 아닌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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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한 대형마트 매장에서 시민들이 물품을 구매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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