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팹 진짜 멈추나…삼성전자 노조 “파업 끝날 때까지 회사와 대화 생각 안해”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심문 기일 후 밝혀
“조정 연장은 총파업 동력 저해하는 것”
“긴급조정권, 요건 까다로워 발동 어려울 것”
“하이닉스에 연동되는 보상 안돼…제도화해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정부의 개입에도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끝내 파행으로 끝나면서 법원이 총파업에 제동을 걸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총파업까지 8일이 남았지만, 노조는 “사측과 추가적인 대화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총파업 강행 의사를 밝혔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13일 오전 수원지법에서 열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사건 두 번째 심문 기일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파업종료까지 회사와의 추가적인 대화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노사는 지난 11일부터 이틀 간 성과급을 둘러싸고 노사 사후조정 마라톤 회의를 거쳤다. 오늘 새벽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조정안 초안을 제시했으나 노조 측은 “(중노위) 조정안은 요구했던 것보다 오히려 퇴보했다”며 이날 새벽 2시 40분 결렬을 선언했다.

최 위원장은 “사후 조정까지 5개월 동안 교섭을 하면서 회사 안건은 전혀 진전되지 않았다”며 “(노조로선) 더 이상 조정에 입장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후조정이 진행되는 17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서 대기한 시간만 16시간”이라며 “바뀐 안건이 없는 상황에서 조정 연장을 하는 것은 총파업 동력을 저해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해 결렬 선언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 늦어도 오는 20일까지 가처분 인용 여부 결정
노조 “일부 인용돼도 적법한 쟁의라 문제 없어”
“긴급조정권 발동 요건 까다로워, 발동 생각 안해”


삼성전자 노조의 4·23 투쟁 결의대회가 열리기로 한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평택=윤창빈 기자


세간에서는 파업으로 인해 클린룸이 붕괴되면 웨이퍼 폐기로 20조~30조의 손실이 날 것이란 지점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웨이퍼 변질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많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생산을 강행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방향이라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초기업노조는 이날 오전까지 집계한 파업 참여 인원은 4만2000여명이며, 최소 5만명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재판에는 양측 변호인과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노조 측은 재판에서 “파업은 한정된 기간 내에 준법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사업장 등에 대해 불법적 점거 의사가 없어 가처분 필요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이날 심문 기일을 마치며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앞선 첫 심문기일에서 늦어도 오는 20일까지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가처분 신청이 일부 인용되더라도 적법한 쟁의는 문제가 없다”며 “정당하게 파업권을 얻은 만큼 적법하게 쟁의행위를 진행하겠다. 협박이나 폭행 같은 것은 전혀 없을 거고 사무실 점거 외 라인 시설에 대한 점거 역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긴급조정권’에 대해선 “발동 가능성을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정부는 싸워서 쟁취하라는 입장으로 알고 있고, 저희도 적법하게 싸우고 있다”며 “저희는 합의가 될 수 있도록 기존 영업이익 15%에서 13%까지 요구안도 더 낮췄다. 파업 종료까지 추가적인 회사와 대화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조 측 법률대리인 홍지나 법무법인 마중 변호사는 “긴급조정권의 발동 요건이 매우 까다롭고, 저희의 경우 필수 시설이라 보기는 조금 어려운 점이 있다”며 “과거 발동 사례인 현대차는 쟁의 기간이 워낙 길어 개입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는데, 저희는 아직 시작도 하기 전이고 쟁의 날짜도 명백하게 못을 박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측 “노조, 경직된 제도화만 고수”
노조 “삼성이 하이닉스 사관학교냐”
“하이닉스 연동 보상 안돼, 제도화해야”


삼성전자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왼쪽 사진)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오른쪽 사진)이 13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된 후 협상장을 각각 떠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노조는 꾸준히 주장해 온 성과급 투명화 및 제도화를 굽히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사측은 오늘 새벽 조정이 결렬되자 “노조는 경직된 제도화만을 시종 고수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최 위원장은 이에 대해 “영업이익에 대해 퍼센트를 따져 성과급을 받자는 것이기 때문에 성과가 안 나는 경우엔 당연히 받지 않는 것”이라며 “같은 제도를 실시 중인 SK하이닉스가 지금껏 경직된 제도화를 했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SK하이닉스와 연동되는 보상은 우리가 계속 이야기한 것처럼 (삼성이) ‘하이닉스 사관학교’라고 얘기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이런 부분은 분명히 바꾸고 제도화할 수 있으며, DS부분만 특별 경영 성과급으로 일회성만 보상한다는 안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중노위는 조정안 초안에서 ▷반도체(DS)·디바이스경험(DX)부문 모두 성과급 상한을 유지를 하는 조건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의 12%로 명문화하는 방안 ▷특별경영성과급은 2026년 매출·영업이익 국내 1위인 경우에만 지급 ▷DX부문은 미해당 ▷초과이익성과급(OPI) 주식보상제도 불가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최 위원장은 성과급이 쟁의 행위의 목적이 될 수 없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성과급 규모가 거의 임금 수준으로 높기 때문에 중노위와 사측에 물었을 때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만약 그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면 이미 그전에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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