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3일 시행 이후 유지
2차 발표 때 리터당 210원 인상 후 동결
물가 안정 효과에도 시장 왜곡 가능성
정부는 기름 소비 억제 효과 주장
정유업계는 이미 3조원 손실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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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성남시 대한송유관공사 판교저유소 입구에서 기름을 실은 유조차가 지나는 모습. 성남=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석유최고가격제가 시행된지 두달을 맞았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사실상 종전 시점까지 석유 제품 최고가격제 시행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정유 업계 및 전문가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도 시행이 장기화할수록 정유사들 사이에선 최소 수조 원대인 영업손실을 제대로 보전 받기 어려울 것이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동시에 재정 전문가들은 영업손실 보전이 결국 세금으로 이뤄져야 하는 만큼 재정 타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지난 3월 13일부터 2주 단위로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격에 상한을 정하는 최고가격제를 시행 중이다. 2차 발표 때 유종별 리터당 210원을 인상한 이후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석유 최고가격제 제도 효과가 장기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고가격제 핵심 취지는 국제 유가를 반영해 정유사들이 국내에 공급하는 석유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폭을 억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동시에 시장을 왜곡하는 부작용도 크다는 주장이다.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단장을 맡고 있는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석유 가격이 올라가면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시장이 흘러가야 하는데 이것이 억제된다는 것이 가장 큰 부작용”이라며 “최고가격제 자체가 시장 가격을 왜곡할 수밖에 없는만큼 중장기적으로 지속하기는 어려운 정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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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 석유 최고가격제가 기름 소비를 오히려 늘렸다는 주장에 대해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주유소 기름 판매량은 ▷2월 4주 65만1177㎘ ▷3월 1주 67만2554㎘ ▷3월 2주 60만9723㎘ ▷3월 3주 63만8068㎘ ▷3월 4주 73만1000㎘ ▷4월 1주 58만 8990㎘ ▷4월2주 59만3673㎘다로 3월에는 오름세를 보이다 4월에는 다시 감소했다.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인 3월 4주에 기름 판매량이 오히려 늘었다는 지적이 나오자, 산업부는 4월 들어선 판매량이 다시 감소했다며 이를 정면반박했다. 3월의 판매량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일뿐 최근 들어선 석유 소비가 안정화됐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기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는 업계 손실도 주요 쟁점이다. 정부는 지난달 지난 최고가격제 손실보전 금액으로 6개월치를 상정해 예비비 4조2000억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최근까지 합산 손실만 이미 3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예상한 손실 규모와 정유사 추산 규모에 이미 격차가 벌어진 셈이다.
이와 관련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종전 시점을 가늠할 수 없는 현재 시점에선 석유 가격이 얼마나 올라갈지 아무도 예측을 못하는 상황”이라며 “재정 소요 상한선이 없다는 게 현재로선 가장 큰 리스크”라고 짚었다.
우석진 교수는 “정부와 정유사가 각자 추산하는 손실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선 업계 손실 규모가 수조 원에 달하는만큼 향후 정부와 정유사 간 소송까지도 번질 수 있는 문제라 제도가 장기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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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의왕시의 한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 의왕=임세준 기자 |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물가 안정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 추세와 관련해 “(한국은) 주요국 대비 비교적 잘 관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면서 석유 최고가격제의 지속 시행 입장을 밝혔다.
이어 구 부총리는 지난 3월 기준 주요국 물가 상승률은 미국 3.3%, 유럽연합(EU) 2.8%, 우리나라는 2.2%였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내 유가 안정을 위해 지난 3월 13일부터 2주 단위로 적용되는 최고가격제를 시행 중이며, 지난 8일 5차 석유 최고가격은 2·3·4차에 이어 동결됐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1차 석유 최고가격제가 3월 소비자물가를 0.4~0.8%포인트 낮췄다고 분석했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였다. 또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을 2.0%로 전망하면서, 석유 최고가격제 효과가 없을 경우 상승률이 3%를 넘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3월 이후 2주 단위로 적용 중인 석유 최고가격은 2·3·4차에 이어 지난 8일 5차에도 동결돼 현재 L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