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랠리에 레버리지·ETF로 자금이동
국고채 금리 급등에 채권형은 0.2%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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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펀드 투자에서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주가 급등 등에 힘입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기록적인 성과를 보이는 사이, 채권형 펀드는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이 0%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 1236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0.26%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217.14%를 기록했다.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200%를 웃도는 동안 채권형 펀드는 사실상 제자리 수준에 머문 셈이다.
채권형 펀드 부진의 배경에는 국고채 금리 급등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1년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331%에서 3.674%로 134.3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10년물 금리는 4.056%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특성상 금리 상승은 곧바로 채권 가격과 펀드 기준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국고채 금리 상승 압력이 주요국보다 가파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유가 상승과 물가 우려가 국내 채권시장에 더 크게 반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요국 10년물 국채금리 상승보다 국고채 금리가 더 큰 폭의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며 “국내 경제의 높은 에너지 의존도를 감안할 때 국제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하는 동시에 통화 긴축 우려까지 함께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투자 심리도 주식형 펀드에 쏠린다. 코스피가 단기 급등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이 유례없는 호황기에 돌입했고, 그에 따라 개인 순매수 확대가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시장에서는 ‘코스피 8000 시대’ 기대감과 함께 위험자산 선호 심리도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지수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레버리지 ETF와 반도체 ETF로 개인 투자자 자금이 몰리는 모습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반도체 대형주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코스피 내 상승 종목은 150여개인 반면 하락 종목은 700여개에 달하는 등 소수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해외주식 투자 자금을 국내 증시로 유도하고자 도입한 국내시장복귀계좌(RIA) 자금도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RIA 계좌 수는 21만2000개, 예치 잔고는 1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출시 첫날인 3월 29일 잔고 519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약 29.8배 수준으로 늘었다.
주식시장과 달리 채권시장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되기 전까지 채권 투자 매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채권은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가 약화하고 있다”며 “채권 투자 수익률은 하향 조정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고채 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과 인상 폭이 확인되기 전까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채권 대비 주식 선호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동성 환경 역시 채권시장에는 비우호적”이라고 덧붙였다. 송하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