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중복 사업 신청 원천 차단”…국가 R&D 예산심의, 독파모 ‘AI’ 도입

- 데이터 기반 과학적심의 체계, 예산심의 전문성·효율성 강화
- 페이퍼리스(Paperless) 예산심의 환경, 행정부담 경감 기대


과학기술 출연연구기관 연구개발 모습.[헤럴드DB]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내년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심의에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사업을 통해 개발중인 인공지능(AI)이 도입 활용된다. 이를 통해 유사 중복 사업신청을 사전에 차단하고 수백페이지에 달하는 문서작업 부담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부터 국가연구개발(국가 R&D) 예산 배분·조정에 ‘예산심의 특화 AI’를 본격 활용한다고 밝혔다.

매년(5~6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운영위원회 산하 10개 기술분야별 전문위원 166명과 예산심의 담당자들은 예산 배분·조정을 위해 내년도 국가 R&D 사업의 계획을 심층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30일 이내에 사업규모에 따라 수십~수백페이지 분량 예산심의 자료를 작성한다.

특히 최근 10년간 국가 R&D 사업 수가 2배 이상 증가함에 따라, 수만 장에 달하는 예산심의 자료를 제한된 기간 내 다층·다면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부담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또한 전문위원과 예산심의 담당자들은 1000개가 넘는 사업들 간 유사·중복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 왔다. 이 과정에서 회의록 요약, 검토의견서 작성 등 행정 업무 부담으로 인해 본질적인 사업 검토에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이번 특화 AI는 업스테이지 솔라 오픈 모델을 활용, 과기정통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협업을 통해 구축됐다.

지난 5년간 축적된 약 5000여개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예산요구서, 기획보고서, 전문위원 검토의견서 등의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의 1243만 건에 달하는 방대한 연구 성과 데이터와의 API 연동 등을 추진했다.

박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예산총괄과장은 “현재 예산 심의방식은 행정부담 임계치 도달했다”면서 “AI 도입을 통해 행정업무 경감과 데이터 기반으로 심의 품질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방대한 자료검토와 서류 작성 부담을 크게 경감함으로써 본연의 역할인 ‘심도 있는 정책 판단’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전문위원과 예산심의 담당자들의 전문성이 보다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AI.[게티이미지뱅크]


예산심의 특화 AI는 대화형 질의를 입력하면 사전에 학습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정보와 검토 초안을 즉시 생성해 주는 예산심의 전용 LLM(Large Language Model)이다. 특히 국가 R&D 예산심의의 전 과정을 밀착 지원하는 ‘지능형 어시스턴트’ 역할을 수행하며, 다음과 같은 핵심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AI가 신규 사업의 키워드뿐만 아니라 맥락 분석을 통해 유사ㆍ중복 정도가 높은 다른 사업들을 찾아준다. 이를 통해 예산 낭비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고 심의의 객관성을 확보한다.

회의록 요약, 전문위원 검토의견서, 조정결과서 등 주요 문서의 초안 작성을 지원한다. 또한 예산요구서의 주요 내용을 자동 추출·정리함으로써 전문위원과 예산심의 담당자들의 반복적인 서류 작성 부담을 대폭 경감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도입을 계기로 ‘페이퍼리스(Paperless) 예산심의’ 환경 조성을 본격 추진한다. 그동안 전문위원과 예산심의 담당자들이 검토해 왔던 방대한 인쇄물과 행정 서류를 디지털화하고, 주요 정보는 예산심의 특화 AI의 화면을 통해 제공된다.

배경훈 부총리는 “과기정통부가 정부 부처 가운데 선도적으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추가학습을 통해 자체 업무에 특화된 AI를 도입한 사례”라며 “올해 시범 적용을 시작으로 유사·중복 사업 분석 등 심의지원 기능을 더욱 고도화하고, 향후에는 각 부처에서 R&D 사업을 기획하고 예산을 요구하는 전반의 과정에 예산삼의 특화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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