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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RF]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 고용시장이 구조적으로 재편되면서 남성과 여성 간 고용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전체 일자리는 늘고 있지만 증가분이 특정 산업에 집중되면서 남성 고용은 정체되고, 여성 고용은 빠르게 늘어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순고용 증가분의 대부분은 의료 및 사회복지 분야에서 발생했다. 이 분야는 여성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산업으로, 같은 기간 제조업과 운송·창고업 등 남성 고용 비중이 높은 산업에서는 오히려 일자리가 감소했다. 고용 증가의 방향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의료·사회복지 분야에서만 약 65만6500개의 일자리가 늘었다. 이를 제외하면 민간 부문 전체 일자리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령화가 본격화되면서 간병, 의료 보조, 복지 서비스 수요가 빠르게 증가한 영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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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인구 대비 고용 비율 추이[WSJ] |
이 같은 변화는 산업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제조업은 팬데믹 이후 일시적으로 회복됐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고, 관세와 공급망 재편 등의 영향으로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운송·창고업 역시 교역 둔화와 비용 상승 영향으로 고용이 위축되고 있다. 두 산업 모두 남성 비중이 높은 분야라는 점에서 남성 고용에 직접적인 타격이 되고 있다.
고용률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분명하게 나타난다. 올해 4월 기준 16세 이상 남성 취업률은 64.1%로 2019년 평균(66.6%)보다 낮고, 1990년대 평균(70%대)과 비교하면 장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여성 취업률은 54.5%로 여전히 남성보다 낮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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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특히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25~54세 여성 고용률은 75%로, 팬데믹 이전보다 오히려 상승했다. 재택근무와 유연근무 확산이 자녀를 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끌어올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과거에는 육아 부담으로 노동시장에서 이탈했던 여성들이 다시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남성 고용 악화’라기보다 ‘여성 고용 개선’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본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로렌 바우어 연구원은 “남성 노동시장이 급격히 나빠졌다기보다 여성에게 더 유리한 방향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조적 격차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교육 수준 차이가 대표적이다. 2024년 기준 25~54세 여성의 학사 학위 보유 비율은 46%로 남성(38%)보다 높다. 대학 교육을 받은 인력은 그렇지 않은 인력보다 고용률과 임금 수준이 모두 높은 만큼, 이 격차는 장기적으로 노동시장 내 위치 차이를 더욱 벌릴 수 있다.
직종 전환의 어려움도 중요한 변수다. 제조업, 광업 등 특정 기술에 특화된 남성 노동자들은 돌봄·의료와 같은 서비스 직종으로 이동하기 쉽지 않다. 기술 자체의 전환이 어려운 데다, 일부 직종은 사회적 인식이나 문화적 요인 때문에 남성 진입이 제한되는 측면도 있다.
예를 들어 치과위생사는 평균 연봉이 9만달러를 넘는 고소득 직종이지만 남성 비중은 5%에 불과하다. 직업 선택의 ‘심리적 장벽’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변화의 조짐은 일부 나타나고 있다. 남성 간호사 비율은 1960년 약 2%에서 현재 14% 수준까지 증가했다. 특히 중환자실과 같은 고위험·고강도 업무에서 남성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산업에서 이탈한 인력이 의료 분야로 유입되는 흐름도 일부 확인된다.
향후 고용시장의 핵심 변수는 이 같은 구조 변화가 일시적인 경기 요인인지, 아니면 장기적인 추세로 자리 잡을지 여부다. 제조업 회복 여부와 함께 남성 노동자들의 직종 이동이 실제로 가능할지가 고용 격차 방향을 결정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