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할인이라더니”…온라인 쇼핑몰, 정가 최대 280% 부풀렸다

쿠팡·네이버·G마켓·11번가서 할인율 과장
시간 한정 특가 종료 뒤에도 같은 가격 판매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국내 주요 온라인 쇼핑몰들이 할인 행사 기간에 정가를 최대 280%까지 올려 표시하며 할인율을 부풀린 사례가 적발됐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19일 이 같은 내용의 온라인 쇼핑몰 가격 할인 표시·광고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온라인 유통업계에서 할인 행사가 핵심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할인 가격과 할인율 표시에 대한 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진행됐다.

대규모 할인 기간에 정가를 올려 표시한 사례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소비자원은 쿠팡, 네이버, G마켓, 11번가 등 국내 주요 온라인 쇼핑몰 4곳에 입점한 상품 1335개의 할인 광고 실태를 조사했다. 대상에는 설 선물 인기 상품 800개와 각 플랫폼의 시간 한정 할인 상품 535개가 포함됐다.

그 결과 설 명절 할인 행사 상품 800개 가운데 12.8%(102개)는 행사 기간 중 정가를 올려 할인율을 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6개 상품은 정가가 행사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고 일부는 최대 세 배 넘게 인상됐다.

대표 사례로는 ‘제주 천혜향 설 선물세트’가 꼽혔다. 해당 상품은 행사 전 정가 3만원, 할인가 1만9900원이었지만 행사 기간에는 정가가 11만4000원으로 280% 인상됐고 할인가는 1만7900원으로 표시됐다. 실제 판매가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할인율은 기존 35%에서 84%로 확대됐다.

쇼핑몰별로는 쿠팡이 23.0%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고 이어 네이버 13.0%, G마켓 9.0%, 11번가 6.0% 순이었다.

시간 제한 할인 행사에서도 문제 사례가 확인됐다. 지난 1월 진행된 시간 한정 할인 상품 535개를 분석한 결과 20.2%(108개)는 행사 종료 이후에도 가격이 그대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더 낮아졌다.

이 가운데 17.9%(96개)는 행사 다음 날에도 동일 가격이 유지됐고 2.2%(12개)는 가격이 추가로 하락했다. 행사 종료 7일 이후에도 일부 상품은 같은 가격 또는 더 낮은 가격에 판매됐다.

사업자별 비율은 네이버가 37.0%로 가장 높았고 11번가 35.4%, G마켓 14.3%, 쿠팡 2.2% 순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런 행위가 소비자의 구매 결정을 조급하게 만드는 ‘다크패턴’ 유형 가운데 ‘거짓 할인’과 ‘시간 제한 알림’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플랫폼에서는 누구나 받을 수 없는 쿠폰 할인이나 멤버십 할인 가격을 기준으로 최대 할인율만 강조해 소비자가 실제 적용 가능한 혜택을 오인할 우려도 확인됐다. 쿠폰 유효기간이나 사용 조건을 직관적으로 안내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한국온라인쇼핑협회 및 주요 플랫폼들과 간담회를 열고 가격 표시 방식 개선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상품 상세 페이지에는 종전 거래가격이나 공식 판매처 가격 등 정가 산정 근거를 함께 표시하고 일반 할인가와 특정 조건 충족 시 적용되는 최대 할인가를 명확히 구분하도록 했다. 할인쿠폰의 유효기간과 사용 조건도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을 요구했다.

온라인 쇼핑몰 4개사는 개선 권고를 수용하고 이행 계획을 제출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에서 법 위반 소지가 확인된 입점 업체들에 자진 시정을 유도하면서 동일·유사 행위가 반복될 경우 엄중 제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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