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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신축건물에 입점한 재활병원이 수년간 임대료 수십억원을 연체하다가 건물주가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건물이 공매에 나오자 반값에 매입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이 일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서는 경기 수원시에 8층 규모 건물을 신축한 건물주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2022년 준공한 지하 3층~지상 8층 건물 가운데 지상 4개 층을 재활병원에 임대했다. 계약 조건은 보증금 30억원, 월 임대료 1억7000만원이었다.
A씨는 병원 유치를 위해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를 책정한 데 이어 6개월간 임대료 면제(렌트프리), 입주 지원금 21억원 지급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했다. 그는 “대형 병원이 입점하면 환자와 직원 유입으로 유동 인구가 늘어나고 다른 층 임대도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병원 규모 역시 250병상 수준으로 커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그런데 렌트 프리 기간 6개월이 지난 후부터 문제가 생겼다. 병원장이 경영난을 이유로 임대료를 단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이다. 병원 측은 임대료 지출 계획서까지 작성한 이후에도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았고, 제보자의 연락도 피하기 시작했다. “개원 초에 자금이 예상 외로 많이 지출돼 병원 운영 자금이 없는 상태”라며 “병원 경영은 이사가 하고 있으며 저는 진료만 관여하고 있다”라는 게 병원장 측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병원이 정상 운영되고 있었다는 게 A씨 설명이다. 병원 측은 시민 프로축구단 전담 병원으로 활동했으며, 신경외과 의사였던 병원장은 아동복지재단의 고액 후원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씨는 병원이 늘 병상이 가득 찰 정도로 운영이 잘 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병원 측의 임대료 연체가 이어지면서 A씨는 430억원 규모 대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게 됐고, 건물은 공매 절차에 넘어갔다. 이후 그는 건물 명도 소송 과정에서 공매 계약서상 매수인이 임대료를 연체해온 병원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A씨는 “상대 측 변호사가 제출한 자료를 보고 계약자가 병원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처음부터 계획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을 지키기 위해 공매를 받았다고 하지만, 애초 임대료를 정상적으로 냈다면 공매까지 갈 이유가 없지 않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병원 측의 미납 임대료는 연체이자를 포함해 약 6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건물은 최초 1000억원에 공매가 시작됐지만 9차례 유찰 끝에 입찰가가 450억원까지 떨어졌고, 결국 감정평가액의 절반 이하 수준에서 수의계약이 이뤄졌다. 이에 대해 병원 측 변호사는 “실제로 병원 운영이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라며 “건물주가 사람을 동원해 영업 방해를 한 것도 맞다”고 반박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공매가 되면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결국 임차인이 매입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라며 “그 맹점을 이용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신탁사에 건물 소유권이 넘어간 상태라 제보자가 건물에 대해 어떤 주장도 할 수 없다”며 “병원도 월세를 60억원 정도 못 낸 사실이 밝혀졌기에 수의계약도 파기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