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회수 아닌 회생이 중요”…5~7년 연체채권 정리 가능성 시사

국무회의서 1년차 주요성과 보고
李대통령, 연체채권 파악 등 주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0일 장기연체채권 문제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회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회생이 중요하다”며 5년 이상 7년 이하 연체된 채권에 대한 정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연체채권 실태 파악 및 정리를 주문하자 “이번에 (새도약기금으로) 빠진 게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인데 그 부분은 많지 않다. 5~7년도 사실은 심각한 부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금융위의 1년차 주요 성과를 보고 받은 뒤 “현재 연체채권 규모가 어느 정도냐”고 묻고는 “상행위로 인한 채권의 시효는 기본 5년이다. 돈을 빌려주고 5년이 지나서 못 받으면 그만 받으라는 게 기본적인 이념인데, 지금 우리는 이걸 탕감하거나 조정하지 않고 계속 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악착같이 받으면 돈이 되겠지만 그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이나 피해가 더 크다”면서 “서구 선진국이 괜히 채권을 정리해 주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도덕적 해이를 얘기하면서 죽을 때까지 돈을 받는 게 정의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예수 시대에도 주빌리는 50년이 지나면 (빚을) 다 탕감해 줬다. 자선적 의미가 아니고 그렇게 해야 사회가 유지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성경에도 보면 자기 나라 사람에겐 이자를 받지 못하게 한다. 금융이라는 게 상업이 아니라 공동체가 돌아갈 때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주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공동체가 붕괴되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 같다”고 공감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연체채권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서 정리해 줘야 한다”며 이 위원장에게 각별히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이 위원장은 장기연체채권 정리를 포함한 포용금융을 핵심 성과로 보고했다.

그는 “민생회복을 위한 긴급 조치로 장기 연체를 신속 과감하게 정리해 오래된 빚쟁이 딱지를 떼어낸 자리에 재기라는 희망을 심었다”며 “새도약기금을 통해 66만명의 장기연체채권을 매입해 즉시 추심을 중단했고 이 중 특히 시급한 사회취약층 20만명의 빚 1조8000억원은 우선 소각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새출발기금 확대, 정책·민간금융의 서민층 금융 접근성 제고 등을 소개하고는 “앞으로도 금융의 온기가 사회 구석구석에 닿을 수 있도록 포용금융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자본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부동산과의 과감한 절연을 통한 생산적 금융 전환 등도 주요 성과로 공유했다.

이 위원장은 “한국 자본시장의 만성적 저평가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아직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밸류에이션이 낮고 최근에는 기업 실적 전망치 상승 속도가 주가 상승 속도를 훨씬 상회하면서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오히려 과거 평균보다 낮은 상황이라 더 나아갈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글로벌 베스트 자본시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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