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15%·경유 25%’ 인하폭 유지
인하 조치 추가 연장 가능성도 열어둬
정부가 중동전쟁 충격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유류세 인하를 오는 7월까지 2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또 매점매석과 긴급수급조정조치 위반 행위에 대해 부당이익을 웃도는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이같은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현재 적용 중인 휘발유 15%, 경유 25%의 유류세 인하 폭이 7월 31일까지 그대로 유지된다. 이에 따라 현재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리터(ℓ)당 휘발유 유류세는 인하 조치가 처음으로 시행된 2021년 11월 이전(820원)보다 122원(15%) 낮은 698원이다. 경유도 기존 581원보다 145원(25%) 낮은 436원이 유지된다. 6차 석유 최고가격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이날 오후 7시에 발표한다.
유류세는 정유사가 석유 제품을 공장에서 출고할 때 국가에 먼저 내는 세금이다. 이를 깎아주면 소비자 가격 인상도 억제된다. 산업용으로 많이 쓰이는 경유에 더 높은 인하 폭을 적용하고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유류세 인하가 실제 소비자가격에 충분히 반영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김완수 재경부 환경에너지세제과장은 “관련 고시를 보면 유류세 인하분을 감안해서 (석유 판매 가격을) 산정하게 돼 있다”며 “유류세 인하 조치가 소비자 가격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추가 연장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로 1년 9개월 만에 큰 폭으로 오르는 등 물가가 안정되지 않아서다. 석유류 물가는 21.9% 뛰며 전체 물가를 0.84%포인트 끌어올렸다.
이날 회의에서 ‘물가안정조치 실효성 제고 방안’으로 긴급수급조정조치와 매점매석 금지 위반에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제적 이익을 노린 불법 행위에 대해 금전 제재를 강화해 억제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현재 정부는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여파로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진 주사기와 석유화학 제품 등에 대해 매점매석 금지와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시행 중이다.
과징금 수준은 위반 행위로 얻은 이익을 넘어서는 수준의 금전 제재가 검토되고 있다.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는 전날 TF 사전합동 백브리핑에서 “행위를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검토해 법안 마련 과정에서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긴급수급조정조치·매점매석 금지 위반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신고 기여도에 따라 차등 지급하되, 불법 행위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할 계획이다.
신고포상금 재원으로는 공익신고 관련 기금 활용이 검토된다. 정부는 과징금 등 금전 제재와 연계된 신고보상 재원을 통합 관리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주요 물품의 신속한 유통을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긴급수급조정조치나 매점매석금지 위반이 적발되면 물품 처분명령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규정을 신설하기로 했다. 긴급한 공급 필요성이 인정되면 수사기관이 압수 물품을 재판 전에도 우선 매각해 시중에 유통할 수 있도록 하는 매각 특례도 도입한다.
법 개정 전 즉시 추진할 수 있는 조치도 병행한다. 정부는 수입·통관 단계의 매점매석금지 위반 단속 권한을 관세청장에게 위임하기 위해 물가안정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 위반 업체가 물품을 이미 처분한 경우에도 가액을 추징할 수 있도록 경찰 수사 단계에서 ‘기소 전 추징보전’ 제도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배문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