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웹사이트, 개인정보 도용 등 위협도구화
모두 아닌 빅테크의 독점 생태계 변질 경고
“데이터, 개인통제 밖 활용구조 바꿔야” 역설
“인간 위한 기계 만들 시간 아직 있다”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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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을 발명한 팀 버너스리는 “모든 정보를 자유롭고 평등하게 연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웹이 최근 소수의 독점 등으로 변질됐다”며 ‘모두의 웹’에 대한 재설계를 요구한다. [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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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버너스리, 이것은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팀 버너스리 지음 윤신영 옮김 생각의 힘 |
어느새 스마트폰은 마치 일상을 감시하듯 매일 아침 최근 관심사에 대한 뉴스를 추천하기 시작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사용자의 관심사를 모조리 꿰고, 도저히 멈출 수 없는 스크롤의 세계에 사람들을 가두고 있다. 모든 것이 공유되는 온라인 시대, 그 안에서도 가장 적극적이고 빠르게 공유·활용되는 것은 개인의 데이터다.
책 ‘팀 버너스리, 이것은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의 저자 팀 버너스리는 소수가 데이터를 독점하고 사용자의 주의력을 착취하는, 이른바 ‘주목 경제’의 시대 속에서 다시 한번 ‘자유롭고 평등한 정보의 바다’였던 WWW(월드와이드웹, 이하 웹)의 발명 철학을 되새긴다.
웹을 발명한 버너스리는 1989년 스위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일하던 시절, 서로 다른 네트워크에 흩어진 정보를 연결하는 아이디어로 웹을 탄생시켰다. 하이퍼텍스트와 인터넷을 결합해 새로운 세상을 연 그는 1993년 특허 한 장 없이, 단 한 줄의 조건도 붙이지 않은 채 자신의 발명을 세상에 공개했다. 그는 “웹이 성장하면서 깨달은 것은 그것이 특정 개인의 것이 될 수 없다는 점”이라며 “웹이 성공하려면 자유로워야 했다”고 회상한다.
버너스리는 인류가 웹이라는 ‘연결 능력’을 통해 창의성과 협업의 시대를 열기를 바랐다. 실제로 초기의 분산되고 탈중앙화된 웹은 그의 바람을 실현하는 듯 보였다. 때로 그것은 ‘아랍의 봄’으로 대표되는 민주주의 확산의 기폭제이자 해방의 도구로 작동하기도 했다. 그는 “그 시절이 좋았던 것은 누구나 웹사이트를 만들고, 대부분의 트래픽이 개인사이트로 흘러가던 시기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웹이 빠르게 확장되면서 그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오늘날 이름만 귀여운 ‘쿠키(cookies)’는 사용자의 모든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알고리즘은 클릭과 체류시간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된다. 빅테크 중심 구조 속에서 개인의 정보는 광고주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상품이 됐다. 8700만명의 개인 정보가 무단으로 활용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건은 웹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도구로도 악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저자는 이러한 변질되고 뒤틀려가는 웹 생태계를 바로잡고, 인공지능(AI)이란 거대한 새 시대가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설계자로서 역할을 자처한다. 2012년 런던올림픽 개막식에서 그가 남긴 “This is for everyone(이것은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이란 문장이 여전히 유효하며, 되살릴 수 있다는 믿음이자 바람이다.
핵심에는 ‘데이터 주권’이 있다. 저자는 개인 데이터의 저장과 활용 방식을 혁신하는 것이 웹을 구하고 디지털 삶을 개선하는 핵심이라고 말한다. 카드 사용 내용, 진료기록, 위치정보, 온라인 활동 기록 등 개인이 생성한 데이터가 개인의 통제 밖에서 활용되는 구조부터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개인이 자신의 디지털 발자취를 통해 스스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개인 데이터를 각자의 저장소에 보관하는 시스템인 ‘솔리드(Solid)’로 이어진다. 솔리드 구조에서는 분산된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저장·통합되고, 기업과 서비스는 사용자의 허락을 받아야만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 그는 “알고리즘 조작으로부터의 해방, 새로운 기능의 개방, 그리고 디지털 발자국을 지속 가능한 가치로 전환하는 것”이 솔리드의 핵심 과제라고 설명한다.
책에서 버너스리는 기술 자체를 악으로 보지 않는다. 소셜미디어의 경우 문제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그것을 설계한 알고리즘 구조에 있다고 본다. 그는 16세 미만에 대한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한 호주를 예로 들며, 단순한 금지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어떻게 설계하고 활용할 것인가’라고 강조한다.
AI에 대한 입장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AI의 유용성을 인정하면서도 학습데이터의 저작권 문제, 딥페이크 같은 위험성을 함께 지적한다. 동시에 AI를 통제하기 위한 글로벌 협력과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우리보다 똑똑한 존재가 존재하더라도 인간의 통제 아래 안전하게 작동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지금이야말로 ‘재시작’의 기회라고 말한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저장소와 AI를 연결함으로써 데이터 착취의 시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간이 기계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기계를 만들 시간은 아직 남아 있다”며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우리의 권리를 위해 기술을 사용할 시간도 아직 남아 있다”고 강조한다. 손미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