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보 관리·감독은 4개 부처에 갈라져
사기 정비업자 등록취소 1년 넘게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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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기 대응은 누수가 일어나는 영역이 광범위하고 감독 권한이 여러 부처에 분산돼 있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에서도 정비요금·약관·사기 적발·정비업체 인허가 등 권한이 갈라져 있는 사이, 정비업자 행정처분을 강화하기로 한 정부의 1년 전 약속은 후속 입법 정체로 멈춰 서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자동차보험 사기 대응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보험사기에 따른 보험금 누수가 인적·물적담보부터 의료기관, 정비·렌트까지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있는 데다 감독 권한도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어서다. 보이스피싱과 달리 범정부 차원의 통합대응반도 없다. 사각지대를 좁힐 입법은 1년 넘게 정체된 상태다.
21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정부는 보험사기에 가담한 정비업자에 대한 행정처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1년이 넘도록 후속 조치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 당시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공동 발표한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개선 대책’에는 보험사기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정비업자의 행정처분을 기존 사업 정지에서 사업등록 취소로 강화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를 뒷받침할 법 개정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정비업자가 자동차 사고와 관련해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금을 청구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등록을 취소하도록 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은 두 건 발의돼 있다. 2024년 12월 김용만 의원에 이어 서범수 의원은 처분 절차 진행 중 폐업신고를 막는 면탈 방지 조항까지 더한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두 건 모두 소관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애초 발표된 대책의 시행 자체가 경상환자 장기 치료를 제한하는 ‘8주룰’ 등 인적담보 영역부터 늦어지면서 정비업체 관련 후속 조치는 뒷순위로 밀린 모양새다.
감독 권한이 사안별로 쪼개져 있는 구조도 원인이다. 정비요금은 국토부 자동차정비협의회, 자동차보험 약관은 금융위, 보험사기 적발은 금감원, 정비업체 인허가는 지자체가 각각 분산해 맡고 있다.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비업 인허가가 국토부 쪽 소관이라 즉시 등록 취소 같은 안은 그쪽에서 움직여야 한다”며 “유죄 이후 차명으로 다른 사업장을 여는 부분까지는 감시와 고발 외에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관련 사기 적발 규모는 5724억원으로 전체 보험사기 1조1571억원의 49.5%를 차지했다. 보험업계는 적발되지 않는 과잉 청구까지 합치면 실제 누수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본다.
물론 보험사기 대응이 완전히 멈춰 있는 것은 아니다. 보험사기에 가담한 설계사와 법인보험대리점(GA) 임원에 대해 형 확정 시 즉시 등록을 취소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지난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안을 병합 심사한 결과로, 사기 가담 설계사가 청문 절차가 진행되는 수년 동안 다른 보험사로 옮겨 가 영업을 지속하던 통로를 차단한 조치다.
행정 부처 간 협업도 첫발을 뗐다. 금감원과 보건복지부는 지난 7일 업무협약을 맺고 의료기관의 부당청구 근절과 보험사기 방지를 위한 실무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 금감원은 이를 바탕으로 건강보험공단 등 관계기관과의 자료 공유 범위 확대를 논의 중이다. 공·민영보험 간 정보 교류와 공공의료 기관 데이터 연계는 진화하는 보험사기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학계와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금융위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보험사기 방지 플랫폼 구축에 본격 착수했다. 금융위 주재로 산하 금융기관, 생명·손해보험협회, 보험업계와 함께 회의를 진행했으며, 내부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위한 논의에도 들어갔다. AI로 위·변조한 진단서를 활용하는 새로운 사기 수법이 등장하면서 기존 검증 체계만으로 적발이 어려워진 점을 반영한 조치다. 보이스피싱 대응에 활용 중인 AI 정보공유·분석 플랫폼(ASAP)을 보험사기 영역에 적용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