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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라라크섬 인근의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이란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슬람 최대 종교 행사인 ‘하지(Haji)’가 시작됐다. 이란에서도 수만 명이 순례길에 오른 가운데 메카 현지에서의 충돌 가능성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동은 연중 이슬람 최대 종교 행사인 ‘하지’를 맞았다. 이란에서도 수천 명이 순례길에 올랐다.
매년 이슬람력 12월 7∼12일 치러지는 이 행사는 무슬림이 반드시 행해야 할 5대 의무(기둥) 중 하나의 종교의식이다. 재정 여건이 허락하는 한 일생 반드시 한 번은 이슬람 발상지인 메카와 메디나를 찾게 돼 있다. 올해는 오는 25일부터 30일 사이가 하지 기간이다.
하지에는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의 순례자들이 메카와 메디나로 몰려든다. 특히 올해는 전쟁통에 휩싸인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에서 수만 명이 순례 행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우디 서부 산악 지역에 자리 잡은 메카는 이란의 미사일, 드론 사정권에 있지만 공격 금지 지역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직접 공격을 당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보다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메카에서 순례자 간 또는 보안 당국과 충돌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워싱턴DC에 있는 싱크탱크인 중동정책위원회 카므란 보카리 연구원도 “사우디와 이란이 실제적인 전쟁 상태에 놓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따라서 언제든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사우디 당국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최고 경계 태세를 발령하고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강조 중이다.
사우디 국영 매체인 아랍뉴스에 따르면 내무부 장관인 압둘아지즈 빈 사우드 빈 나예프 왕자는 지난 21일 사우디 제다에서 하지 순례객을 이끈 이란, 인도네시아, 이집트 대표단과 만났으며 하지 대비 보안군 병력 태세를 점검했다.
그는 각국 대표단과의 면담에서 “살만 국왕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전 세계 순례자들이 안전하고 평화롭게 하지를 수행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우려에서도 중동 각지의 무슬림은 메카로 향하는 발길을 멈추지 않고 있다. 테헤란의 한 상인은 이란인이 표적이 될 수 있고 이란 화폐 가치 하락으로 비용도 크게 늘었지만, 메카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종교적 의무를 다하기 위해 어떠한 부담도 감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카에서 충돌 우려가 나오는 데는 역사적 전례가 있다. 1987년 순례 현장에서 이란 순례객과 사우디 보안군이 충돌해 400명이 숨진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이란인들이 주테헤란 사우디 대사관을 공격하면서 양국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았다. 이란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메카발(發) 돌발 변수가 중동 정세 전반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