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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여러 대의 모니터를 둘러보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한국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AFP] |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메모리 반도체 관련 종목이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업계 특유의 ‘호황과 폭락(boom and bust)’이 반복될 수 있다며 ‘폭락(bust)’에 대해 경고했다. 외신은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절대적인 한국 증시는 메모리 업황 변화에 과도하게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은 25일(현지시간)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지난 2022년 12월 오픈AI의 AI 서비스 챗GPT 출시 이후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장기 호황 국면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CNBC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올해 들어 각각 114%, 186% 급등했다고 전하며, HBM 수요 폭증에 따른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둘을 꼽았다. 이 외에 미국 메모리 업체인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역시 주가가 같은 기간 동안 각각 141%, 156% 상승한 점도 언급했다.
CNBC는 “현재 메모리주 강세론의 핵심 논리는 업계가 과거의 경기 순환 구조에서 벗어났다는 주장이다”며 “과거에는 저장장치 수요가 급격히 변동하는 반면 공급은 쉽게 조정되지 않아 가격이 급등락하는 ‘호황-불황 사이클’이 반복돼 왔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현재 호황을 누리고 있음에도 여전히 ‘호황 뒤 침체’가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보냈다.
블루박스자산운용의 윌리엄 드 게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에 “메모리 산업은 역사적으로 극심한 호황과 침체를 반복해온 업종”이라며 “시장이 ‘메모리 사이클은 끝났고 이제는 장기적인 가치 창출 산업이 됐다’고 주장할 때마다 결국 상황이 크게 악화되는 경우가 반복돼 왔다”고 말했다.
자산관리회사 JM핀의 존 컨리프 투자총괄은 “현재 주가는 메모리 가격이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기업들이 과잉 투자 없이 공급을 통제하며, 과거보다 훨씬 높은 수익성을 지속할 것이라는 가정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최근 몇 주 동안 메모리 업종에 투자 자금이 과도하게 몰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어, 작은 충격에도 급격한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기술 혁신도 변수로 지목된다. 구글은 지난 3월 AI 작업에 효율을 높여 메모리반도체 사용량을 대폭 줄일 잠재력이 있는 ‘터보퀀트(TurboQuant)’를 공개했다. 구글은 이 기술을 활용하면 대규모언어모델(LLM) 구동에 필요한 메모리 용량을 최대 6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도이체방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은 AI 관련 기술 혁신이 지속적으로 시장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 대비해야 한다”고 짚었다.
CNBC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25~2026년 코스피 급등을 이끈 핵심 종목으로, 두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코스피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며 한국 증시의 메모리 업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스티브 브라이스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한국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최근 한국 방문 당시 고객들에게 일부 차익 실현 후 글로벌 분산 포트폴리오로 자산을 이동할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투자은행들은 여전히 메모리 업종에 대해 강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노무라증권은 향후 12개월 내로 SK하이닉스 주가가 400만원, 삼성전자 주가는 59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주가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부터 약 두 배 수준의 주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영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