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올해였다면 CCM 선정 제외됐을 것”
지방사무소 70명 증원…갑질피해 대응 강화
대기업집단 허위 지정자료 과징금 도입 추진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공정거래위원회가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휩싸인 스타벅스의 환불·탈퇴 약관 개선 여부를 검토한다. 플랫폼·대기업집단 관련 복합 사건에 대응하기 위한 ‘중점조사기획단’을 신설하고 경제분석 조직을 국 단위로 확대하는 등 조직 개편에도 나선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민주권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스타벅스 약관을 살펴 문제가 되는 부분이 확인되면 개선하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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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민주권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
스타벅스 약관은 회원 탈퇴 시 스타벅스 카드 잔액 소진 또는 카드 등록 해지를 요구하고, 충전금 환불도 최종 충전액의 60% 이상 사용한 경우에만 가능하도록 규정해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스타벅스는 논란이 커지자 전날부터 한시적으로 회원 탈퇴·환불 기준을 완화했다.
주 위원장은 스타벅스의 규정 완화에 대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소비자가 탈퇴하고 싶어도 탈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내수 진작 관점에서 카드 발급을 활성화하는게 상당히 도움이 될 수도 있고 환불 기준을 지나치게 낮추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60% 기준의 적정성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와 소비자원이 2년마다 선정하는 소비자중심경영(CCM) 우수기업에 스타벅스가 2024년 포함된 것과 관련해서는 “올해 시상이 있었다면 대상에서 제외됐을 것이고 앞으로도 충격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현 사건이 수상을 무효화할 정도로 중대한지는 추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로선 스타벅스 카드에 대한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은 없으며 규제나 제재를 할 이유도 없다”면서도 “기업의 마케팅은 소비자를 기만해서는 안 되며 탱크라는 용어가 다른 의도로 사용된 것이 밝혀진다면 스타벅스는 다시 소비자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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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민주권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
공정위는 올해 1분기 167명 증원에 이어 추가로 237명 규모의 인력·조직 확충에 나선다. 국 단위 조직인 ‘중점조사기획단’을 신설해 약 40명 규모로 운영하고, 플랫폼·대기업집단·민생 담합 등 복합 사건을 전담할 계획이다.
주 위원장은 “쿠팡·네이버·배달의민족 등 플랫폼 분야에서는 여러 법 위반 요소가 얽힌 복합 사건이 늘고 있다”며 “지금처럼 분산된 조직 체계로는 하나의 사건을 종합적이고 엄격하게 들여다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망 위기나 중동 사태 같은 외부 충격이 발생하면 민생 담합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며 “전국 단위 소비자 피해 현안에 기동대처럼 신속 대응하는 역할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분석 기능도 국 단위로 확대해 37명 규모의 ‘경제분석국’을 신설한다.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지휘·감독 아래 박사급 전문인력 등으로 구성된 산업경제분석과·계량경제분석과·시장분석팀 등 3개 조직을 배치해 플랫폼의 데이터 독점과 알고리즘 자사우대 문제 등에 대응한다.
이와 함께 독과점·담합 등 주요 조사 기능 강화를 위해 본부 인력 84명을 증원하고, 지방사무소에도 70명을 추가 배치해 중소기업의 하도급 피해와 소상공인의 가맹·유통 갑질 피해에 대한 현장 대응을 강화한다. 체계적인 조사기법과 법리 교육을 담당하는 과 단위의 조사교육 전담 부서도 신설할 계획이다. 조직 개편은 6월 내 직제 개정을 마무리하고 올해 4분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대기업집단 지정자료 허위 제출에 대한 과징금 도입도 추진한다. 허위자료 제출로 대기업집단 지정에서 누락될 경우 출자규제·사익편취 규제 등을 피할 수 있는 만큼 현재의 형사처벌만으로는 억지력이 부족하다는 게 주 위원장의 판단이다.
주 위원장은 “현재 정액 과징금 최대액은 200억원 수준”이라며 “실제 부과 수준이 200억원이 될지, 50억~100억원 수준이 될지는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규제를 회피해 공시대상에서 벗어난 기업의 경우 누락이 발각됐을 때 해당 계열사를 통해 얼마나 사익편취와 부당지원이 이뤄졌는지도 함께 들여다볼 수 있는 근거 마련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또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해서는 등록·허가 취소나 영업정지 등 시장 참여를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산업기본법상 반복 담합 사업자의 등록 말소 제도를 참고해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며, 소방시설공사업법에도 등록·허가 취소 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담합 처분시효는 현행 최대 12년에서 15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주 위원장은 “15년의 처분시효는 법적 안정성 등을 고려했을 때 행정기관이 처분 가능한 사실상 최장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위반행위를 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분할, 지분매각, 영업 양도 등 구조적 조치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도 올 하반기 안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구조적 조치는 기업의 법 위반을 사전에 억제하는 강력한 수단으로, 주요 선진국들도 과거보다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 동일인 지정 문제와 관련해서는 “총수 일가의 경영 참여가 없다는 서약서에서 위반 사실이 발견돼 (김범석 의장을) 동일인 지정한 것이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와 제재를 할 수밖에 없다”며 “허위 사실이 입증되면 현행법상 형사적 제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전속고발제 개편과 관련해 “전문성을 갖춘 위원들의 의견을 듣고 판단하는 절차를 완비했을 때 광역지자체와 정부 부처가 고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며 “국민 300명, 사업자 30개 이상이라는 조건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공정위와 검찰로 이원화돼 운영되는 리니언시(자진신고 감면) 제도에 대해선 “기업이 경제적·형사적 제재를 모두 면할 수 있어야 리니언시 유인이 생긴다”며 “지금처럼 이원화돼 있으면 이런 유인이 충분히 보장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어 공정위로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주요 사건 처리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전분당·국고채 담합 사건은 가급적 3분기 중 심의하고, 배달앱 사건은 동의의결 개시 여부를 우선 심의한 뒤 후속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주 위원장은 지난 1년간의 성과로 독과점·담합 사건에 대한 대규모 과징금 부과와 사건 처리 정상화를 꼽았다. 공정위는 밀가루·설탕·인쇄용지 담합과 사익편취·부당지원 사건 등에 대해 지난해 6월 이후 총 2조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건 처리 건수는 늘었지만 평균 처리 기간은 185일에서 165일로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