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경영개선안 ‘조건부 승인’에 매각 탄력 전망

금융위, 자본확충 조건 부과
매각가 1조원대 초중반 하향
인수업체 한투·BNK 등 거론


롯데손해보험 본사. [롯데손해보험 제공]


롯데손해보험이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안 조건부 승인을 받으면서 규제 리스크를 일정 부분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추진 중인 롯데손보 매각 작업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일 정례회의에서 롯데손보가 지난달 30일 제출한 경영개선 계획에 자본적정성 제고를 위한 일부 사항을 조건으로 달아 승인했다. 지난해 11월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지 6개월여 만이다. 자구안에는 ▷사업비 감축 ▷부실자산 처분 ▷인력·조직 운영 개선 ▷자본금 증액 ▷제3자 인수와 영업양도 등 매각 관련 방안까지 두루 담겼다. 단, 세부 내용은 법인의 경영·영업상 비밀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3년간 비공개하기로 했다.

이번 자구안의 방점은 사실상 매각에 찍혀 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자본금 증액과 사업비 감축 등이 함께 담겼지만, 단기간에 자본건전성을 끌어올릴 가장 유력한 카드는 결국 매각이라는 이유에서다. 매각이 자구안의 핵심으로 꼽히는 만큼, 금융위가 향후 매각 절차에 미칠 영향까지 염두에 두고 비공개 조치를 단행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세부 내용을 공개할 경우 롯데손보가 매각 협상 테이블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매각 작업도 물밑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대주주 JKL파트너스는 매각 주관사를 JP모건에서 삼정KPMG로 교체했고, 12일 잠재 인수자들에게 투자안내서를 발송했다. 한때 2조~3조원까지 거론됐던 매각 희망 가격은 최근 1조원 초중반대까지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후보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곳은 한국투자금융지주다. 이미 실사를 마쳤고,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연내 보험사 인수 의지를 공식화했다. 손해보험 포트폴리오가 없거나 약한 BNK·신한·하나·우리금융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실적 흐름도 매각 협상을 뒷받침한다. 롯데손보의 1분기 보험영업이익은 272억원으로 전년 동기(-112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고, 미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은 2조5090억원으로 1년 새 2509억원(11.1%) 늘었다. 1분기 잠정 지급여력비율(K-ICS·킥스)도 164.4%로, 금융당국 권고치(130%)를 웃돈다. 다만 1분기 당기순손익은 적자를 기록하면서 보험 본업 회복세와 별개로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 과제는 남아 있다.

변수는 분기별 점검을 통과해야 최종 승인을 받는다는 점이다. 적기시정조치 이행이 어긋나면 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 매각 측면에서도 KDB생명, 예별손해보험 등 매물이 동시에 나와 있어, 인수 후보군이 겹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건부 승인은 사실상 매각을 통한 정상화에 무게가 실린 결과”라며 “대주주가 가격 눈높이를 낮추고 매각 의사결정 구조도 정비한 만큼, 향후 협상 진척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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