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후 ICE 구금자 자살 급증…“관리감독 실패, 끔찍한 일”

지난해 1월 이후 최소 10명 자살
수용자 폭증·관리부실 문제 등 지적

지난 4월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출생시민권 금지 행정명령이 적법한지를 두고 변론을 연 연방대법원 앞에서 60세 흑인 여성 네이든 사일로가 ‘트럼프와 아들 배런도 이민자의 자녀’라는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반(反)이민정책으로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 시설에 수용된 이민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구금자 숫자도 급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AP통신이 ICE 자료, 부검 보고서, 경찰 기록 등을 자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1월 이후 최소 10명의 ICE 구금자가 자살로 사망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이후 사망자는 총 7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지난 2003년 설립 이후 회계연도 기준 최다 수치라고 설명했다. 과거 ICE 자료에 따르면 통상 매년 스스로 생을 마감한 구금자는 1명 또는 0명 수준이었다.

ICE 내에서 자살로 사망한 10명 가운데 9명은 히스패닉계였고, 1명은 중국 국적자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방 대상자를 “최악 중의 최악”이라고 규정했지만, 이들 가운데 7명은 미국 내 범죄 기록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지난해 4월 미주리주 펠프스 카운티에 있는 ICE 시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콜롬비아 출신 브라이언 라요 가르손도 페인트공과 음식 배달원으로 일하던 평범한 청년이었다고 그의 가족들은 말했다.

그는 숨지기 한 달 전 친구에게서 얻은 도난 신용카드를 전자담배 판매점에서 사용하다 적발돼 경찰에 체포됐다. ICE는 그를 구금한 후 공공안전 위험도가 낮은 노동자로 분류했다.

그는 구금 후 호흡 곤란 증세를 보였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싶다고 말했으나 곧바로 진료받을 수는 없었다. 그는 수감 중 두통 등으로 병원으로 이송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지만, 구금시설로 다시 돌아왔다.

격리 4일째 되는 날 구금 시설 직원들에게 어머니와 통화하고 싶다고 호소하는 내용의 쪽지를 전달했으나, 결국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침대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중국인인 제차오펑은 지난해 여름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ICE 구금 시설로 옮겨졌을 때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였다.

변호사는 그가 구금시설에 수용된 지 5일 동안 정신건강 치료를 받지 못했고, 시설 내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도 없어 의사소통도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례적인 ICE 구금자 자살 건수 증가는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추방 기조에 휘말려 구금된 수만명의 이민자를 당국이 적절하게 감독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과거 ICE 수감자 사망 예방 자문 역할을 했던 호머 벤터스 박스는 “끔찍한 일”이라며 “초기 심사에서 위험 징후가 포착돼도 사망 위험을 줄일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같은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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