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 플랫폼, 백화점처럼 VIP 프로그램 강화

W컨셉, 프라이빗 와인행사에 VVIP 초청
올영 VIP·VVIP, 흑백요리사 셰프 클래스
무신사 ‘누적 1억점’ 최고 9단계 등급제
충성 고객확보 전략, 구매금액 증가 효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지난 21일 열린 미국 나파밸리 와이너리 ‘샤또 몬텔레나’의 시음행사에 참석한 보 배럿 최고경영자(CEO)의 모습. [W컨셉 제공]


미국 나파밸리의 전설적인 와이너리 ‘샤또 몬텔레나’의 오너인 보 배럿 CEO가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의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시음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은퇴를 앞둔 그의 마지막 공식 방한 일정으로 주목받은 이 자리에는 패션 플랫폼 W컨셉의 최상위 멤버십 ‘W 시그니처’ 회원 2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배럿 CEO와 함께 사진을 찍고, 와인병에 직접 사인을 받았다.

온라인 패션·뷰티 플랫폼이 우수고객(VIP) 제도를 강화하고 있다. 단순 할인을 넘어 외식·문화를 체험하는 프라이빗 서비스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W컨셉이 올해 초 개편된 멤버십 제도에 따라 선보인 ‘W 시그니처 데이’의 일환이다. 샤또 몬텔레나 와인을 직수입하는 신세계L&B와 협업했다. W 시그니처는 W컨셉 내 ‘VVIP’에 해당하는 최상위 등급이다. 최근 6개월간 누적 구매액과 활동량을 합산한 점수가 150만점을 넘긴 회원들이다. W컨셉은 이들을 대상으로 패션·미식·예술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W컨셉에 따르면 멤버십 개편 이후 W 시그니처·VIP 등급의 회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이들의 구매액은 같은 기간 16% 늘었다. 경쟁사로 이탈을 막고 반복 구매를 유인하는 ‘락인(Lock-in)’ 효과가 뚜렷했다는 분석이다. W컨셉은 연중 3~4회에 걸쳐 체험형 행사를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2월에는 1100여명을 추첨해 프라이빗 뮤지컬 단체 관람을 했다. W컨셉 관계자는 “오는 6월부터 디뮤지엄과 그라운드 시소 등에서 열리는 유명 전시 할인을 혜택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CJ올리브영도 지난달 블랙·골드 등급 회원을 대상으로 현대카드와 함께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현상욱 셰프의 쿠킹 클래스를 진행했다. 블랙·골드 등급은 올리브영과 올리브베러에서 최근 6개월간 각각 70만원 이상, 100만원 이상 구매한 회원들이다. 이들은 ‘올리브 클래스’ 외에 올리브영N성수, 센트럴 강남타운의 프라이빗 라운지 혜택 등을 누릴 수 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등급별 할인 쿠폰과 특가 상품에 더해 K-뷰티와 웰니스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운영 중”이라며 “계속해서 혜택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통상 유통가에서 VIP 제도는 백화점 업계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주요 백화점들은 연간 구매액이 1억~2억원대에 형성된 VIP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구매액뿐 아니라 방문 횟수, 구매 이력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등급을 6~7단계로 세분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패션·뷰티 플랫폼도 이런 방식을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해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레벨 8)’보다 높은 ‘블랙 다이아몬드(레벨 9)’를 신설했다. 블랙 다이아몬드 등급은 누적 포인트 1억점 이상을 달성해야 한다.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 실적과 무신사머니 사용 실적까지 반영한다. 무신사의 자회사인 29CM는 ‘29CM 패밀리’가 최고 등급인 7단계 등급제를 운영한다. 29CM 패밀리 회원에게는 각종 할인·적립 혜택에 더해 1인 전담 고객센터가 제공된다.

VIP 제도가 강화되는 흐름에는 고물가·고환율 등 불경기로 치열해진 업계 분위기가 반영됐다. 연간 수 억원을 소비해야 하는 백화점 VIP와 비교해 낮은 문턱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기에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구매력이 있는 소비층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충성 고객을 키우는 효과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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