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20%” 삼성바이오 협상 ‘공회전’…노조 리스크에 시총 26%가 날아갔다

노사정 3자 대화 결국 종료…자율교섭 재전환 속 평행선
임원 임면·외주 의결 요구에 사측 “경영권 침해” 난색
법원 경고 이어 경찰 강제수사 착수…노사 긴장 지속


지난 4일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인근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는 모습. 인천=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노사 간의 협상은 여전히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공회전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노사가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하며 삼성 그룹 내 노사 갈등이 일단락되는 분위기였으나,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28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부분파업을 시작하면서 노사 양측은 강대강으로 대치했다. 노조는 5월 1일부터 5일까지 사상 초유의 전면파업을 단행했고, 현재까지 무기한 준법투쟁을 지속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노사는 약 한 달간 정부 중재 아래 노사정 3자 대화를 이어왔지만 진전을 이루지 못했고, 결국 정부 중재 대화를 종료하고 자율교섭으로 재전환했다. 노조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제출했던 임금협상 수정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했고, 사측은 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간의 가장 큰 평행선은 단연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배분 기준이다. 노조 측은 그동안 기본급 14.3% 인상과 고정성 정액 인상분 350만원, 1인당 3000만원 규모의 타결금 지급을 요구해 왔다.

특히 주주와 시장에서 가장 강한 반발을 산 요구는 회사가 거둔 영업이익의 20%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 배분하라는 요구다. 반면 사측은 총 6.2%의 임금 인상과 함께 영업이익의 10% 또는 경제적 부가가치(EVA)의 20% 규모 성과급을 최종 제시하며 맞서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파업 사태가 삼성전자와 다른 점은, 노조가 주요 경영 의사 결정 과정에 노조의 참여를 단체협약에 명문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조는 회사 임원의 임면과 보직 변경 등의 계획·결과 통지와 성과배분, 채용, 인력배치 등을 모두 조합과 공동의 경영협의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회사의 분할·합병·양도·정리·업종전환 및 도급·외주 등도 노조와 공동의 고용안정위원회 심의 및 의결을 받아야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인력 배치와 경영 판단은 인사·경영권에 속하는 고유 영역이며, 이를 합의나 협상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원칙론으로 맞서고 있다.

파업 과정에서 발생한 노조의 행위에 대한 사법부의 경고도 나왔다. 인천지법 민사21부(유아람 부장판사)는 노조가 파업 기간 중 마무리 핵심 공정을 중단하도록 지시하거나 지침을 배포해서는 안 된다며 사측이 제기한 간접강제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노조가 이를 위반할 경우 위반 행위 ‘1회당 2000만원’을 사측에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원료의 변질을 막기 위한 농축, 원액 충전 등 핵심 공정별로 지침을 배포할 때마다 지급 의무가 발생하는 ‘1회당’ 부과 방식이 결정되면서 노조 집행부는 상당한 재정적 압박을 받게 됐다.

최근 경찰도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인천경찰청 안보수사과는 지난 26일 송도 본사 사업장에 수사관들을 보내 노조 고위 간부의 회사 내부 자료 유출 정황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해당 간부는 홍보 관련 부서의 세금계산서 등 내부 자료를 편집해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파업 한 달 동안 누적된 경제적 타격도 가시화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이번 파업 여파로 현재까지 약 1500억원 규모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주가 역시 직격탄을 맞아 지난 1월 고점 대비 약 26% 급락하며 전체 시가총액의 4분의 1가량이 증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노조와의 대화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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