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Q, 현대엘리베이터 투자금 전액 회수

현대그룹 지주사와 주식담보계약 해지
백기사 참여 30개월만 성공적 엑시트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H&Q)가 현대그룹의 우호주주 역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완료했다. 곤경에 처한 대기업 오너가의 백기사로 등판해 경영권을 방어해준데다가 2년여 만에 막대한 자금 회수 성과를 올리는 실리까지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현대홀딩스컴퍼니가 H&Q 측과 맺었던 기존 주식담보계약 및 공동보유계약을 지난 18일 모두 해지했다. 이로써 2023년부터 이어져 온 H&Q와의 동행을 마쳤다.

이번 딜 종결로 H&Q는 대기업 거버넌스 및 투자 회수 부문에서의 트랙레코드를 추가하게 됐다. H&Q는 지난 2023년 11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스위스 승강기 업체 쉰들러홀딩스와의 소송 패소로 막대한 배상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자, 현대엘리베이터에 약 3100억원을 투자하며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당시 H&Q는 특수목적법인(SPC)인 ‘메트로폴리탄홀딩스’를 세우고 현대홀딩스컴퍼니 측에 ▷상환전환우선주(RCPS) 약 970억원 ▷전환사채(CB) 약 1330억원 ▷교환사채(EB) 약 800억원 등으로 투자 구조를 세분화해 리스크를 관리했다.

H&Q는 단계적 지분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투자금 회수를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보유하고 있던 EB 전량을 현대엘리베이터 보통주 지분(4.9%)으로 전환한 뒤,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해 1600억원을 1차로 회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어 이번에 현대그룹이 남은 대금 약 2300억원을 최종 정산하면서 H&Q는 대기업 오너가에게는 안정적인 지배력 유지를, 출자자(LP)에게는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돌려주는 출구 전략을 완성했다.

아울러 이번 딜은 H&Q가 운용 중인 4호 블라인드펀드가 결성된 지 5년 만에 거둔 첫 엑시트 성과라는 점에서도 유의미하다.

업계에서는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회수 시점보다 엑시트가 2년 가량 크게 단축된 배경으로 최대주주의 적극적인 협력과 기업의 견고한 실적 개선을 꼽고 있다. 투자 당시 현대그룹이 일시적인 유동성 압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기업의 기초체력을 신뢰한 사모펀드가 자본을 투입해 정상화를 위한 시간을 벌어준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한편 현대홀딩스컴퍼니는 PEF 자금을 상환하는 동시에 하나증권 등 새로운 금융기관과 계약하며 대규모 자금 확보에 나섰다.

현대홀딩스컴퍼니는 계약 해지 당일인 지난 18일 하나증권, IBK캐피탈, 하나캐피탈, KB증권, 산은캐피탈, DB저축은행, SBI저축은행 등으로 구성된 대주단과 의결권 있는 주식 263만2526주(6.73%)를 담보로 제공하는 신규 주식담보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오는 2029년 5월 18일까지로 약 3년 만기다. 안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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