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소득 감소·자영업 부진에 분배지표 악화…“반도체 과실 확산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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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7%로 0.5%포인트(p) 상향 조정한 가운데 2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반도체 수출 호황에 힘입어 한국 경제가 1분기 깜짝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가계가 체감하는 소득 개선은 이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률과 가계 실질소득 증가율 간 격차는 2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의 온기가 일부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집중되면서 소득 양극화도 심화하는 모습이다.
31일 국가데이터처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은 462만871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증가했다. 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2.3%를 기록한 이후 2분기 0%, 3분기 1.5%, 4분기 1.6%를 거쳐 올해 1분기 다시 0%대로 떨어졌다.
반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6%를 기록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에도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2014년 1분기(3.8%)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경제성장률과 실질소득 증가율 간 격차는 3.2%포인트로 확대됐다. 지난해 1분기에는 실질소득 증가율이 성장률보다 2.3%포인트 높았지만 이후 역전된 뒤 올해 1분기 들어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관련 통계상 2024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차이다.
경제지표는 호조를 보였지만 가계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냉랭했다.
특히 실질소득 가운데 근로소득은 1.7% 감소해 2024년 1분기(-4.0%) 이후 가장 부진했다. 자영업자의 소득을 보여주는 실질 사업소득 증가율도 0.5%에 그치며 2023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직원들이 대규모 성과급을 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는 업황 호조를 누리는 일부 대기업 근로자에게 국한된 혜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GDP 성장의 상당 부분을 반도체 산업이 견인했지만 그 성과가 전체 취업자에게 확산되지는 못하고 있다”며 “반도체 업황과 무관한 산업의 경우 여전히 소득 증가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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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데이터처 제공] |
소득 분배 지표도 악화했다.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 격차를 보여주는 균등화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올해 1분기 6.59배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 1분기(6.89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소득은 4.2% 증가한 반면 하위 20%인 1분위 소득은 2.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24분위의 소득 증가율은 0.51.5% 수준에 머물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거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소득에서 5분위가 차지하는 비중도 45.2%로 2023년 이후 가장 높아졌다. 성장의 과실이 상위 계층에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해진 셈이다.
다만 재정경제부는 분기별 가계소득 통계는 계절성과 표본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소득분배의 구조적 개선 여부는 연간 가계금융복지조사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중심의 성장세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할 경우 성장과 체감경기 간 괴리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 실장은 “반도체 산업의 성과를 다른 산업과 노동시장으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앞으로 한국 경제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