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14.3%·격려금 3000만원 요구…사측과 평행선
자율협상 속 2차 파업 시사…공감대 잃은 노조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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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4일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인근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는 모습. 인천=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1차 파업에 이어 준법투쟁을 강행하며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정작 회사의 고용 안정성과 보상 수준을 보여주는 객관적 지표들은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수준의 보상 체계와 높은 고용 안정성이 객관적 지표로 입증된 가운데, 노조가 명분 없는 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9일 삼성바이오로직스 홈페이지에 공개된 ESG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25년 총 이직률은 1.9%를 기록했다. 2021년 4.5%였던 이직률은 2022년 4.0%, 2023년 3.4%, 2024년 2.7%로 4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더니 지난해 처음으로 1%대까지 떨어진 것이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연구개발, 생산, 품질관리, 규제 대응 등 전문 인력 수요가 높아 기업 간 인력 이동이 비교적 활발한 산업으로 꼽힌다.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이직률이 대체로 두 자릿수 안팎을 기록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러한 산업적 특성을 감안할 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직률 1.9%는 이례적인 수준을 넘어 독보적이라는 평가다. 이는 최근 취업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SK하이닉스의 1%대 이직률과 유사한 수준으로, 최고 수준의 고용 안정성을 입증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는다는 것은 현재의 근무 환경과 처우를 뛰어넘을 만한 대안을 업계 내에서 찾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이직률은 통상 10% 안팎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채용을 이어가면서도 이직률을 낮췄다. 임직원 수는 2021년 3693명에서 지난해 5455명으로 47.7% 증가했다. 보통 기업이 급격한 성장 국면에 진입하면 신규 인력 유입과 조직 확대 과정에서 이직률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력 규모를 빠르게 늘리면서도 기존 직원 이탈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압도적으로 낮은 이직률의 배경에는 업계 최상위권의 파격적인 보상 체계가 자리 잡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직원 평균 보수는 1억14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21년(7900만원)과 비교해 불과 4년 만에 무려 44%가량 급증한 수치로, 연평균 임금 인상률만 10%에 육박한다. 같은 기간 경쟁사 등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상승 폭이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직원 평균 연령이 30세 안팎으로 구성된 매우 젊은 조직이다. 연차와 직급을 감안한 실질적인 보상 경쟁력을 따져보면 2030 젊은 직원들이 체감하는 급여 수준은 업계 최고를 넘어 대기업 전반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처럼 ‘업계 최저 수준의 이직률’과 ‘업계 최상위권의 보상’에서도 노조가 투쟁을 이어가면서 업계는 물론, 사회적 공감대도 얻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60여명이 참여한 부분 파업을 시작으로, 5월 1일부터 5일까지는 2800여명이 참여한 전면 파업을 단행했다. 전면 파업 이후인 5월 6일부터는 연장·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양측이 정부 중재 대화를 자율 협상으로 전환한 가운데, 노조는 2차 파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직원들 스스로가 최고 수준의 처우를 인정하며 이탈 없이 안정적으로 근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열악한 처우’를 프레임으로 내걸고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인 바이오 생산 라인을 볼모로 잡는 것은 과도한 집단이기주의라는 지적이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위탁받는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으로, 생산 스케줄이 지연될 경우 해당 의약품을 기다리는 전 세계 환자들에게 적시 공급이 어려워지는 보건학적 위험까지 내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직률 1.9%는 직원 스스로 현재 처우에 대안이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지표”라며 “임금 수준과 고용 안정성 모두 업계 최상위권임이 확인된 상황에서 경영권 개입까지 요구하는 투쟁은 시장과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조는 임금 인상률 14.3%, 영업이익 20%에 해당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 성과급 상한선 폐지 등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임원 임면과 보직 변경 계획 통보, 성과 배분·채용·인력배치에 대한 노사 경영협의회 의결, 인수합병(M&A) 관련 노사 고용안정위원회 심의·의결 등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격려금은 1인당 3000만원을 별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임금 인상률 6.2%, 기본급 200%에 해당하는 격려금, 영업이익 10% 또는 경제적부가가치(EVA) 20%에 해당하는 OPI를 제시하고 있다. 채용, 인사, 인수합병 등에 대한 노조의 사전 동의 요구는 경영진의 고유 권한을 침해할 수 있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