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성과급·파업 압박…韓 미래 흔든다

노조 요구 봇물…노사관계 갈림길
경총 ‘토요타 노사관계 시사점’ 보고서
노조 이익분배 요구, 투자 재원 잠식
노봉법 파업 문턱 낮춰…손배 어려워
하청노조 무차별 교섭에 혼란 가중
경총 “단기 이익 분배 집중하는 교섭”


기업 영업이익에 대한 ‘선제적 배분’, 이른바 ‘영업이익의 N% 성과급’을 요구하는 노조의 움직임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경영계 안팎에서 “기업의 미래를 위해 활용돼야 할 재원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고용, 연구개발 등에 사용돼야 할 영업이익을 선제적으로 배분해 개별 기업을 넘어 국가 경쟁력까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토요타 노사관계의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최근 국내 노조는 노사의 ‘윈-윈’을 위한 장기적인 미래 생존이나 투자보다 단기적인 이익 분배에 집중하는 교섭 형태를 보이고 있다”며 “노조의 과도한 이익 분배 요구는 산업 대전환기에 필수적인 연구개발(R&D) 및 미래 기술 투자 재원을 심각하게 잠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3면

실제 영업이익 또는 순이익의 N%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는 반도체를 넘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SK하이닉스 노조가 쏘아올린 ‘영업이익의 N% 성과급’은 올해 삼성전자 임단협에서 절정에 달했다. 이후 자동차를 비롯해 조선, 통신, IT 업계에서도 임금협상에 성과급을 이익의 일정 비율 이상 지급하라는 안건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여파로 파업 문턱이 낮아져 대규모 집단행동이 ‘성과급 N%’를 관철시키기 위한 볼모로 활용되고 있다. 노란봉투법에 따르면 사측이 쟁의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개별 조합원의 귀책 정도와 책임 범위를 일일이 입증해 실제 청구가 쉽지 않다. 여기에 최근 삼성전자 총파업 위기에서 정부가 직접 중재에 나선 사례까지 더해지면서 노조가 체감하는 파업의 실효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협력업체 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가 빗발치는 점도 노사관계를 위태롭게 만드는 요인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란봉투법 시행 한달 동안 1011개 하청노조가 372개 원청 사업장을 대상으로 교섭을 요구했다. 이에 참여한 조합원 수는 약 14만6000명에 달한다.

특히, 노동계가 사용자성 인정 여부와 무관하게 교섭을 요구하면서 사용자 범위와 교섭 의제를 둘러싸고 노사 간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성과급 배분이 교섭 의제에 오른 뒤 협력업체들까지 원청을 대상으로 이익 분배를 주장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경총은 “일부 협력업체 노조가 원청 기업이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며 사업장 점거 농성을 진행하는 등 실력행사를 통해 회사를 압박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민주노총은 원청 교섭 쟁취를 주장하며 7월 15일 총파업과 산하 조직별 대규모 도심 집회를 예고하고 있어 노사관계 불안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과도한 파업과 대립적 노사관계가 외국인 투자 유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는 지난해 노란봉투법이 외국 기업들의 한국 시장 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국제 경쟁력 평가에서도 한국의 노사관계는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2025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69개국 중 종합 순위 27위를 기록했지만, 노동시장 부문은 53위에 머물렀다. 전 세계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한국 경제의 매력 요인 가운데 ‘효과적인 노사관계’를 꼽은 비율은 5.3%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초기업 노조가 ‘N% 성과급’을 관철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다른 대기업 노조 역시 공동 투쟁을 동력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파업을 볼모로 두는 노조의 이 같은 움직임은 결국 기업 경쟁력을 쇠퇴시키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권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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