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대기업, 그들만의 성과급 전쟁…씁쓸한 중기


“삼성전자 노사협상 과정을 지켜본 중소기업 근로자와 사업주는 마음이 무겁다. 수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 논쟁에서 협력 중소기업에 정당한 대가와 보상이 이뤄졌는지 의문이다.”(중소기업중앙회)

삼성전자 노사가 ‘반도체 셧다운’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서였다. 삼성전자 노사가 사업성과의 10%대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는 파격적 보상안에 합의하면서 반도체(DS) 부문 임직원은 올해 최대 6억원 가량(세전, 연봉 1억원 기준)의 성과급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올해 적자가 유력한 비메모리 부문도 최소 1억6000만원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특별경영성과급은 노사 합의로 선정한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삼고, 지급률 상한은 따로 두지 않는다.

문제는 삼성전자처럼 초호황에 힘입어 ‘영업이익 N%’를 제한 없이 성과급으로 두는 모델을 도입할 여력이 되는 소수 기업과 나머지 간의 임금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삼성전자 노사협상에서 촉발된 ‘영업이익 N% 배분’이 다른 업계로 옮겨붙고 있어서다.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수년째 순이익의 30% 성과급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카카오 노조가 영업이익 13~14% 수준의 성과급 지급기준 마련을 촉구하며 파업을 준비중이다. 삼성전자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도 사측에 업이익의 20%를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하고 상한을 폐지하라며, 지난달 1∼5일 창사 이래 첫 전면 파업을 단행했다.

대다수 중소기업 종사자와 사업주는 씁쓸했다. 실제로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임금 총액은 지난해 기준 5000만원도 되지 않는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용근로자 연 임금 총액(정액급여+특별급여, 초과급여 제외) 평균은 5061만원이었고, 300인 미만 사업체로 좁히면 연 임금 총액이 4538만원 수준이었다. 연봉과 성과급 합친 7억원은 중소기업 종사자 연 임금 총액의 14배를 넘는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식의 단순 질투가 아니다. 반도체를 비롯해 조선, 방산, 전력기기 등 일부 산업 외 대다수는 지속 성장을 위한 설비 및 연구개발 투자 재원을 확보하느라 영업이익에 맞춘 성과급을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업 규모에 따른 대규모 성과급은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보상 수준이 높은 대기업으로 인력이 쏠리고, 중소기업들은 구인난에 시달리는 악순환이 불가피해진다.

중소기업 업계에서 삼성전자 영향력은 막강하다.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삼성전자의 1차 협력회사는 1061개, 2·3차 협력회사는 693개에 달한다. 반도체 산업은 그 특성상 소재·부품·장비 등 각 분야에 걸쳐 다층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생산 일정에 여러 중소·중견 기업이 얽혀 영향권에 드는 셈이다. 또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생산라인 1개는 협력사 포함 약 3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가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GDP 대비 매출 비중 12.5%, 고용 인원 12만9000여명에 달하는 국가대표 기업이다. 세계 1위 반도체 회사이자,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4분의1을 차지한다. 국민 10명 중 1명은 이 회사의 주주다. 회사도 노조도 국가대표급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강문규 중기벤처바이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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