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진영 ‘동성애 혐오’ 꺼내며…비방 난무
단일화 불복 진보 진영, 맞고발 ‘아수라장’
교육계 “이념 대립 매몰돼 정책·공약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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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교육감에 출마한 전국 최다 후보인 8명(김영배·류수노·윤호상·이학인·조전혁·이학인·정근식·한만중·홍제남)의 후보. [서울시교육청 제공]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6·3 지방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교육 정책은 자취를 감춘 채 후보들 간의 네거티브·맞고발·이념 공세로 채워졌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번 교육감 선거 양상은 진영 내 선명성 경쟁으로 굳어진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국 최다 후보인 8명(김영배·류수노·윤호상·이학인·조전혁·정근식·한만중·홍제남)의 후보가 난립하면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교육감 선거임에도 좌우를 가르는 이념 대립이 가장 큰 쟁점이 된 모습이다. 후보 간 원색적인 비방과 인신공격·혐오 조장도 서슴지 않는다.
우선 보수 후보 4명 중 3명은 ‘동성애 교육 추방’을 핵심 구호로 내걸었다.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퀴어문화축제 개최 금지도 언급했다. 조전혁 후보는 서울 시내 곳곳에 ‘퀴어 동성애 교육 추방’이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조 후보는 “사회적 합의 없는 급진적 젠더·퀴어·동성애 교육이 학교 담장을 넘어 무분별하게 들어오는 것을 막겠다”고 강조하면서 퀴어문화축제 개최 반대 의견서를 직접 조직위원회에 전달하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김영배 후보 역시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에 왜 반대하는지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쳐 훈육하겠다”고 가세했다. 김 후보는 기자회견에 ‘동성애 반대 차별금지법 반대’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선거운동원들을 대동하기도 했다.
윤호상 후보는 다른 보수 후보들을 향해 “교육에 동성애 교육이 없는데도 표를 얻으려 ‘섀도복싱’을 한다”고 지적했다가 입장을 바꿔 동성애 교육 반대 1인 시위에 나섰다. 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찾아가는 등 보수 표심을 의식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진보 진영의 상황도 어수선하다. 단일화가 파행을 겪으면서 후보 간 맞고발 사태로 번졌기 때문이다. 정근식 후보는 자신이 유일한 적법 단일화 후보라며 완주를 선언한 한만중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고발했다. 한 후보 측의 온라인 홍보물이 한 후보를 진보 진영의 단일 후보로 오인하게 만드는 허위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선관위도 같은 달 22일 한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한 후보 측 역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와 정 후보 보좌관 출신 최모 씨, 서울사립학교장회(서사교) 회장 이모 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 마포경찰서에 고발했다. 단일화 과정에서 정 후보 측이 특혜를 약속했다는 취지가 담겼다.
이를 두고 교육 현장 안팎에서는 쓴소리가 쏟아진다. 인공지능(AI) 시대 학교 교육의 대전환이나 교권 보호 등 시급한 현안 논의는 실종됐고 헌법이 규정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후보들이 자극적인 혐오 이슈나 낡은 이념 공세로 이름 알리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면서 “이념 대립에 매몰되면서 정책과 공약은 완전히 부실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시교육청의 한 해 예산은 11조원으로 일부 광역단체와 맞먹는 ‘교육 소통령’과 다름없음에도 정책 경쟁이 실종된 것이 개탄스럽다”면서 “교육감 선거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