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울산 EV공장 점검…GV90 초읽기 [H-EXCLUSIVE]

2조원 투입한 EV전용 생산라인
전기차 맞춤형 공정·설비 구성해
GV90 품질 개선 거쳐 양산 준비
울산공장 60년만 대개편 시작점


GV90의 콘셉트 모델로 알려진 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 [현대차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최근 현대차 울산 전기차(EV) 전용공장을 찾아 생산 준비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격 가동을 앞둔 신공장의 최종 점검 성격으로, 제네시스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90 생산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달 말 울산 EV 전용공장(6공장)을 방문해 설비 구축 현황과 양산 준비 상황을 살폈다. 지난해 말 완공된 이 공장은 가동을 목전에 두고 있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플래그십 전기차 GV90이 오는 9월께 본격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정 회장의 이번 방문은 막바지 현장 점검 차원으로 읽힌다.

울산 EV 전용공장은 현대차가 1996년 충남 아산공장 이후 약 29년 만에 국내에 새로 짓는 완성차 공장이다. 현대차 울산공장 부지 안에 들어서는 순수 전기차 전용 생산시설로, 국내 전동화 생산 체계 전환을 상징하는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해당 공장에 약 2조원을 투자해 54만8000㎡ 규모 부지에 연간 20만대 수준의 전기차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특히 이 공장은 단순히 생산 라인을 추가한 수준을 넘어, 설계 단계부터 전기차 생산에 맞춰 공정과 설비를 구성했다는 점에서 기존 울산공장과 차이가 크다. AI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과 부품 물류 자동화, 유연 혼류 생산 체계 등을 적용했으며, 배터리 탑재 구조에 맞춘 차체 조립 공정과 고전압 부품 중심의 생산 체계를 갖췄다. 현대차가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검증한 스마트 제조 플랫폼을 울산으로 확장한 것으로, 향후 전기차 전용 플랫폼 차량을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하는 기준점이 될 시설로 평가된다.


첫 양산 차종은 GV90이 유력하다. GV90은 제네시스의 첫 초대형 전기 SUV로, 콘셉트카 ‘네오룬’의 디자인 방향성을 바탕으로 개발 중이다.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eM’을 처음 적용하는 모델로 거론되며, 1회 충전 주행거리는 600㎞ 이상을 목표로 개발됐다.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지원 기능 등 첨단 기술 적용 가능성도 거론된다.

화제를 모았던 코치도어는 초기 양산 모델에서는 제외될 가능성이 높지만, GV90은 제네시스 전동화 기술과 고급화 전략을 집약한 플래그십 모델로 메르세데스-벤츠 EQS SUV·BMW iX 등 글로벌 프리미엄 전기 SUV와 경쟁할 전략 모델이다. 아울러 순수 전기차 외에도 주행거리연장형 전기차(EREV) 등을 추가로 생산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EV 전용공장 가동은 노후화된 기존 울산공장 재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신공장 가동 이후 내년 9월부터 울산 1공장 전체와 4공장 2라인 재건축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사가 시작되면 1공장에서 생산 중인 아이오닉5·코나 등 물량과 4공장 2라인의 포터 물량은 다른 공장으로 이관될 전망이다.

이후 2~5공장 역시 순차적으로 재건축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다음 재편 대상이 2공장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울산 2공장은 제네시스와 현대차의 중대형 SUV 생산을 맡고 있다. 특히 팰리세이드와 GV70·GV80 등 인기 차종의 대기 물량이 적지 않은 만큼, 2공장 재건축은 당장 착수하기보다 1공장과 4공장 정비, EV 전용공장 가동 안정화 이후 검토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현대차그룹이 올해부터 2030년까지 국내에 125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전동화 차량 수출을 2024년 69만대에서 2030년 176만대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생산 라인 고도화는 불가피한 과제로 꼽힌다.

최근 울산공장의 생산 차질도 신공장 가동과 라인 재편의 중요성을 키우고 있다. 울산공장은 지난 3월 말 협력사 안전사고 여파로 일부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두 달 가량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졌다. 쏘나타·싼타페, 팰리세이드, 제네시스 등 주요 차종 생산에 영향이 컸다.


특히 GV90은 침체된 제네시스 판매 흐름을 반전시킬 핵심 신차가 될 전망이다. 제네시스는 부품 수급 차질 여파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올해 1~5월 국내 판매량이 3만9000대 수준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8% 감소한 수준이다. 주력 차종인 G80과 GV80, GV70 판매가 모두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GV90이 침체된 제네시스 판매 흐름을 반전시킬 핵심 신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달부터는 생산 차질이 대부분 해소되며 정상 가동 체제로 복귀한 분위기다. 일부 라인은 주말 특근까지 최대 5회로 확대하며 밀린 주문 물량 대응에 나섰다. 울산공장 내 백오더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EV 전용공장까지 본격 가동되면 현대차의 국내 생산 체계는 전동화 중심으로 한 단계 더 이동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울산 EV 전용공장은 단순히 전기차 한 차종을 생산하는 공장이 아니라 현대차 국내 생산 체계 전환의 기준점이 될 시설”이라며 “GV90 양산이 안정적으로 시작되면 이후 노후 라인 재건축과 차세대 전동화 모델 투입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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