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원자재가 시장 조사 계약 체결
미국·이란 전쟁 속 공급망 동향 파악
LG전자, AI·로봇 기업 전환 한창
중국법인 설립 전 사전 검토 받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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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연합] |
[헤럴드경제=이정완 기자] 국내 전자업계는 반도체·인공지능(AI) 특수를 바탕으로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에 분주한 분위기다. 그럼에도 고민거리는 있다.
전세계 지정학적 리스크는 물론 여전히 남아 있는 무역 갈등 불씨로 인해 공급망 불확실성이 장기화되고 있다. 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로보틱스·에이전트 AI 같은 신기술 사업화에 많은 기업이 뛰어들면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전자업계 주요 기업들이 외부 컨설팅을 활용하며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최근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를 통해 외부감사인의 비감사용역 계약 내역이 드러났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부터 4월 말까지 삼정회계법인과 ‘원자재 가격 시장조사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약 2억원을 들여 관련 컨설팅을 받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공시하는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는 외부감사인으로부터 받은 비감사용역 내역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비감사용역은 외부감사인이 회계감사 업무 외에 제공하는 컨설팅·자문·세무 서비스를 말한다. 감사인의 독립성을 유지를 위해 독립성 침해 가능성이 없는 자문만 담당한다. 삼정회계법인은 오는 2028년까지 SK하이닉스 외부감사인으로 선임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2024년 11월에도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원자재 가격 컨설팅을 받은 사례가 있다. 1년 4개월 만에 유사한 성격의 용역 계약을 체결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공시를 통해 “회사가 진행한 용역 중 상당 수가 반도체 산업 및 사업 특수성에 대한 이해를 필수로 요구하는 시장 이슈였다”며 “반도체 산업을 잘 파악하고 있는 외부감사인과 해당 용역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원자재 변동성은 심화되는 추세다. 올해 초 이란과 미국 간 전쟁이 현실화되면서 핵심 원료 수급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스라엘 수입 비중이 압도적인 브롬이나 카타르에서 주로 수입하는 헬륨 공급 불확실성이 커졌다.
지난 1분기 SK하이닉스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이 같은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김우현 SK하이닉스 재무부문장(CFO)은 “과거 국제 분쟁 기간의 경험을 통해 지정학적 변화에 따른 원자재 및 에너지 수급 리스크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책도 이미 확보한 상황”이라며 “헬륨, 브롬 등 주요 공업 가스를 포함한 원자재에 대해 이미 공급업체 다변화를 완료했고 재고도 충분한 양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공급 불안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가지 않더라도 원자재 가격 등락은 회사 수익성에 직결되는 사안이다. 원자재 조달 비용이 전체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선제적인 시장 조사를 통해 구매 전략을 최적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올해 들어 감사인인 한영회계법인과 체결한 비감사용역 계약은 없지만 지난해 말까지 한영회계법인 계열사로부터 다수의 자문을 받은 사례가 있다.
주로 AI·스마트팩토리 같은 신기술 도입에 대한 컨설팅을 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EY컨설팅으로부터 AI 기반 상품 관리 사전 검토 자문을 받았고 같은 해 9월에는 스마트팩토리 방향성을 수립하기 위한 컨설팅을 진행했다.
LG전자는 그룹 차원의 AI 강화 전략에 발맞춰 가전 회사를 넘어 AI·로봇 기업으로 전환 작업에 한창이다. 스마트팩토리 역시 지난 70년 간 쌓아온 제조 역량을 기반 삼아 공격적으로 육성하는 분야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스마트팩토리 사업에서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 기반 상품 관리 검토 작업이나 스마트팩토리 방향성 수립 모두 회사가 나아가는 방향성과 직결돼 있다.
해외 사업에 대한 고민 흔적도 드러난다. 지난해 12월 중국 언스트앤영(Ernst & Young)으로부터 신규 법인 설립에 대한 세무 자문을 받았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 난징에 R&D(연구·개발)을 맡는 현지법인(Nanjing LG Electronics R&D Co., Ltd.)을 신설한 바 있다. 해당 법인 설립을 앞두고 사전 검토 작업을 실시한 것으로 관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