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집값에 “50년 모기지”까지…극단적 방법 선택 증가

첫 주택 구매자 74% “가능하면 이용”…은퇴자금 활용 고려도 확대
주택구입을 위한 선택
<AP=연합 자료>

미국의 주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첫 주택 구매자들이 50년 만기 모기지와 은퇴연금 활용 등 극단적인 선택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D뱅크 조사에 따르면 첫 주택 구매를 계획 중인 미국인의 74%는 50년 모기지가 가능할 경우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또 젊은 밀레니얼 세대의 78%, Z세대의 74%는 허용된다면 401(k) 은퇴연금을 주택 구매 자금으로 활용하겠다고 응답했다.

스티브 카민스키 TD뱅크 주택대출 부문 책임자는 “높은 금리와 경제 불확실성, 부족한 매물 환경 속에서도 첫 주택 구매 의지는 여전히 강하다”며 “구매자들이 다양한 대안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조사 응답자의 31%는 주택 구매 자금 마련을 위해 은퇴계좌 납입을 줄이거나 중단했다고 밝혔다. 또 54%는 월 소득의 최대 35%까지 모기지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권장 비율인 28%를 웃도는 수준이며, 지난해 조사 당시 48%보다 증가했다.

가족 지원 의존도도 높아지고 있다. 첫 주택 구매자의 67%는 가족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고 있거나 받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76%, Z세대는 70%에 달했다.

50년 모기지는 월 상환 부담을 낮추지만 전체 이자 부담은 크게 늘어나는 구조다. 미시간 부동산 전문가 미첼 페터렉 분석에 따르면 50만달러 주택을 금리 6%로 대출받을 경우 30년 모기지 월 상환액은 2997달러인 반면 50년 모기지는 2739달러로 258달러 낮아진다.

하지만 총 이자 부담은 30년 모기지의 약 100만달러 대비 50년 모기지는 164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저널 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41만5000달러 주택을 20% 다운페이 후 33만2000달러를 연 6.22% 금리로 대출받을 경우 50년 모기지는 월 상환액이 236달러 낮아지지만 총 이자는 34만7000달러 더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100대 도시를 분석한 결과 50년 모기지를 통해 추가로 주택 구매가 가능해지는 임차인은 전체의 약 1.2%(85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월 부담은 평균 84달러 줄어드는 반면 총 이자 비용은 평균 56만1000달러 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일수록 장기 모기지 수용도가 높았다. 배드크레딧(Bad Credit)의 2025년 조사에서는 밀레니얼 세대의 54%가 50년 모기지를 고려할 수 있다고 답한 반면 베이비붐 세대는 29%에 그쳤다.

주택시장 환경 변화도 이런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 자료에 따르면 미국 중간 주택가격은 2020년 2분기 31만7100달러에서 2022년 2분기 43만7700달러로 38% 급등했다. 이후 지난해 말 41만2300달러로 다소 하락했지만 팬데믹 초기 대비 여전히 30% 높은 수준이다.

레드핀(Redfin)에 따르면 스타터홈 중간가격도 2012년 9만5000달러에서 2019년 16만5500달러, 2024년에는 25만달러까지 상승했다.

레드핀은 모기지 금리가 약 5.5% 수준으로 하락하고 집값 상승세가 안정될 경우 2030년께 주택 구매 여건이 정상 수준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고령층의 주택 자산 집중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레드핀 조사에서 2025년 3분기 기준 70세 이상 미국인은 전체 주거용 부동산 자산의 26%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89년의 14.6%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또 55세 이상이 보유한 주택 비중은 2008년 44.3%에서 2023년 54%로 증가한 반면, 35~54세 연령층 비중은 같은 기간 42%에서 34%로 감소했다.

2024년 기준 60~78세인 베이비붐 세대는 전체 인구의 20%지만 미국 전체 주택 소유자의 37%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레드핀의 별도 조사에서는 18~65세 미국인 가운데 43%가 “현재 집을 절대 팔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주택담보대출을 대부분 상환했거나 거주 지역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황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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