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 창업기업 생존율 OECD보다 높지만…5년 지나자 적자 전환

한은 한국평가데이터 자료 분석
5년 생존율 75%로 OECD(45.4%) 넘어
5년차부터 영업이익 적자, 비용 증가율 탓
기술이전율도 26%로 미국, 영국 밑돌아
촉매형 스케일업 투자구조 구축해야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국내 대학 창업기업 10곳 중 7~8곳은 5년 넘게 생존하지만, 대학 원천기술이 사업화로 연결되는 지표인 ‘기술이전율‘은 26%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화 과정에서 자금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원천기술이 사장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은행은 4일 발표한 ‘대학 창업의 질적 전환을 위한 성장사다리 구축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학 창업 기업의 5년 생존율은 75%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45.4%)을 웃돌았다. 대학 창업 기업 수도 2011년 987개에서 2024년 2887개로 세 배가량 늘었다.

다만 원천 기술이 사업화 성과로 이어지는 ‘기술이전율(기술이전 건수/신규확보기술 건수)’은 26%로 미국(40.9%), 영국(61%) 등에 못 미쳤다. 창업 기업들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는 과정에서 자금 압박을 겪으면서 원천 기술이 사장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은이 한국평가데이터(KoDATA) 자료를 분석한 결과 창업 기업들은 창업 5년 차부터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했다. 비용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이 추월하면서다.

보고서는 ▷사업착수 ▷사업화 ▷스케일업(확장) ▷후속투자·회수 등 창업 과정을 네 단계로 나눈 뒤 단계별 구조적 제약을 진단했다.

우선 사업 착수 단계에서는 창업 실패 시 개인 부담 비용이 많이 들고 대학 교원들이 창업을 지원할 성과 인센티브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점이 제약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사업화·확장 단계에서는 초기 투자 유치의 어려움과 초기 생존 이후에도 후속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기업들이 투자가 마르는 시기(죽음의 계곡)를 두 차례 겪는다고 짚었다. 특히 AI(인공지능), 로봇, 반도체 등 공학 분야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한 딥테크 기업은 기술 검증과 사업화에 걸리는 기간이 길어 투자받기 어려운 기간이 더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후속투자·회수 단계를 보면 자금 회수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IPO(기업공개) 비중이 창업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투자 동기 약화로 이어졌다. CVC(일반지주회사 벤처캐피탈)에 대한 다층적 규제로 M&A(인수·합병) 수요자 집단이 줄면서 IPO 이전 중간 회수 경로도 제한적이다.

보고서는 대안으로 ▷대학 거버넌스(지배구조) 개혁 ▷공공부문의 수요자 역할 ▷민간 투자 유도 등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혁신창업 기업의 성장사다리를 이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우선 사업 착수 단계에서는 제도 경직성을 해소하고 안전망을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업화 단계에서는 전문성 강화와 인프라 확충, 스케일업 단계에서는 ‘두 번째 죽음의 계곡’ 극복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특히, 기술보증 심사에 IP(지식재산권)를 담보 가치로 반영하는 특례를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공공자금과 민간투자자의 연결을 장려하는 ‘촉매형 스케일업 투자 구조’를 구축할 필요성도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후속투자·회수 단계에서는 회수 경로를 다변화하고 후속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투자기업이 대학 창업 기업의 기술을 인수할 경우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대학 혁신창업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규제 합리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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