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탈환 실패’ 정부, 재초환 등 규제 속도 늦추나 [부동산360]

서울시장 선거 부동산 민심 반영
완화 없다던 재초환 속도조절론
‘규제 강화’ 재검토 할 것 전망


서울 서초구 반포에서 아파트 공사중인 현장. [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들에게 집값이 오른 만큼의 부담금을 내도록 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현실화에 제동이 걸렸다. 정부는 당초 “재초환 완화는 없다”며 지방선거 이후 시행을 본격화할 계획이었지만,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되면서 부동산 민심을 고려한 속도 조절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민심 분출…재초환 ‘원안대로 시행’ 어려워져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지난 2018년 1월 2일 이후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해 재초환 대상에 포함된 단지는 34개다. 이중 용산구(1개), 양천구(1개), 영등포구(3개), 서초구(10개), 강남구(5개), 송파구(6개), 강동구(2개), 성동구(1개) 등 29개 단지가 한강벨트에 집중되면서 이들 단지가 준공될 시 최근 집값 상승에 따른 초과이익 환수가 이뤄질 전망이다.

시장에선 지방선거가 끝나는대로 재초환 첫 사례가 등장할 것으로 봤다. 첫 적용이 유력했던 단지는 오는 8월 준공을 앞둔 서초구 반포래미안트리니원(반포 1단지 3주구)으로, 지난해 10월 기준 전체 조합원 기준 부담금이 5621억4081만원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조합원 1557명에 대한 1인당 부담금은 산술적으로 3억원대에 달한다. 게다가 올해 서초구의 공시가격 상승률이 22.07%에 달하면서, 부담금이 그보다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가 부동산 민심을 반영한 결과로 읽히면서, 정부가 재초환 현실화를 강행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도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서울 시민과 정비업계의 목소리가 분출됐다고 분석한다.

실제 정부에서도 재초환에 대한 ‘속도조절론’ 목소리가 제기된다. 익명의 한 정부 관계자는 “(올해 준공된 재건축 단지가 등장하면서) 재초환을 더 이상 미루기 힘들게 됐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선거를 통해 민심을 확인한 정부가 과연 원안대로 재초환을 시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재초환 “조정 논의 없다”고 강조한 정부, 입장 선회하나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얻은 이익이 조합원 1인당 8000만원을 넘으면 초과 금액의 최대 50%를 환수하는 제도다. 초과이익은 재건축 준공 인가일인 종료 시점 가액에서 개시 시점(조합설립승인일) 가액과 정상주택 가격 상승분, 개발비용 등을 뺀 금액이 기준이 된다. 종료 시점의 가액이 클수록 부담금이 늘어나는 구조기 때문에 강남권 고가 주택을 겨냥한 ‘징벌적 세금’으로 인식돼 왔다.

시장에선 6·3 지방선거가 끝나면 재초환 제도가 현실화할 것으로 봤다. 사실상 2006년 법률로 제정된 뒤 약 20여년간 미뤄져 온 재초환은 문재인 정부 시절 2018년 1월 이후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한 단지 대상으로 부활했는데, 올해부터 속속 준공 단지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에서는 재초환 적용 단지가 준공이 되면 5개월 내 부담금을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재초환에 대해 “조정은 논의된 바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민주당 내에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부동산 민심이 악화하자 재초환 폐지나 완화 의견이 힘을 받았지만 김 장관은 지난 1월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인허가 지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재초환 폐지와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완화는 검토한 적이 없다”고 선을 긋고 나섰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선 재초환 제도의 존재 자체를 주택 공급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한다. 서울은 정비사업을 통해 이뤄지는 주택 공급이 상당수인데, 언제 부과될 지 모르는 재초환 부담이 정비사업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과도한 규제 속도조절 나설 수 있어


특히 고가 주택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중 과세, 과도한 조합원 부담 논란 등은 재초환을 폐지해야 하는 대표적인 근거로 꼽힌다. 집을 팔면 양도소득세 등을 내야 하는 상황에 초과이익환수금까지 떠안게 될 경우 동일 소득에 대해 두 번 과세가 이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서초구의 한 조합원은 “30~40년 이상 한 아파트에 거주한 원주민들이 수억원의 현금 부담금을 감당하지 못해 삶의 터전에서 밀려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재초환은 폐지가 정답이라는 게 조합원의 목소리”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여론이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반영되면서 정부가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 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재초환 부과 기준에 따르면 조합원 1인당 평균 초과이익이 2억8000만원을 초과할 시 부과율은 초과금액의 50%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부과율을 낮추는 안이 유력하다고 본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연구소 소장은 “개발 분담금도 최고 상한 부과율이 20%”라며 “재초환 부담금을 50%씩물리는 건 ‘강남 재건축 단지만 걸려라’는 식의 편가르기식 제도”라고 지적했다.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매, 월세 매물 정보가 걸려 있다.[연합]


재초환을 비롯해 예고됐던 고가주택·다주택·비거주주택에 대한 규제 강화를 시장 상황을 반영해 속도조절할 가능성도 재기된다. 실제 정부가 ‘1주택 실거주’를 강조하는 정책을 연달아 시행한 이후, 서울에선 전월세 매물이 빠르게 사라지며, 전셋값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또 동탄이나 광교 등 비규제지역에서의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1주차(1일 기준) 서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29% 올라 매매가격 상승률(0.25%)을 웃돌았다. 매매가격은 전주와 같은 상승 폭을 유지했지만 전셋값은 지난주(0.26%)보다 상승 폭을 키우며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또 경기 지역에서는 규제를 비껴 간 화성 동탄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동탄 매매가격은 청계·여울동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0.60% 폭등하며 전국 1위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첫째 주(0.25%) 이후 5주 연속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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