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아파트 [123RF]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이 중재한 이스라엘·레바논 휴전 합의안이 발표 직후부터 흔들리고 있다. 합의의 직접 당사자인 헤즈볼라가 “항복을 강요하는 문서”라며 거부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이스라엘도 레바논 남부 철군 불가 방침을 고수하면서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레바논 전선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미 국무부는 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진행된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 간 회담 직후 양측이 휴전 이행 방안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합의안은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 이남 지역에서 헤즈볼라의 모든 공격을 중단하고 무장대원을 철수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레바논 정부군이 비국가 무장세력을 배제한 채 해당 지역을 독점적으로 통제하는 시범구역을 조성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미국 입장에서는 레바논 전선을 안정시켜 이란과의 종전 협상 마무리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발표 직후부터 균열이 나타났다.
헤즈볼라 수장인 나임 카셈 사무총장은 4일 알 마나르TV 성명을 통해 “레바논 남부에서 무장대원을 철수하라는 요구는 항복과 패배, 그리고 적의 목표 달성을 의미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침략 종식과 휴전, 그리고 이스라엘 점령군의 완전한 철수”라며 “점령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저항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레바논 마을들이 폭격받는 한 이스라엘 북부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력 대응을 이어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스라엘 역시 합의안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헤즈볼라의 공격으로부터 북부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레바논 남부 완충지대에 계속 주둔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영토 약 20%를 장악한 상태다. 레바논 남부에는 사실상 완충지대가 형성돼 있으며 이스라엘은 이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현장 상황도 휴전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이스라엘군은 이날도 레바논 남부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뒤 헤즈볼라 시설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또 리타니강 북쪽에서 근접 교전을 벌여 헤즈볼라 대원을 사살하고 무기를 압수했다고 주장했다.
헤즈볼라도 레바논 남부에 주둔한 이스라엘군을 향해 로켓 공격을 가했다.
문제는 이번 갈등이 단순히 레바논 전선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란은 그동안 미국과의 종전 협상 과정에서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의 휴전을 요구해왔다. 이란 입장에서는 헤즈볼라가 사실상 핵심 협상 카드 가운데 하나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최근 “이스라엘이 레바논 침공 이전 위치로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이란은 이스라엘이 군사작전을 계속할 경우 레바논 북부 전선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수 있다는 신호도 보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