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구청장 30대는 곤란?”…강서 김승현·중구 이동현 잇단 고배, 나이의 벽인가· 경험의 벽인가?

민선 8기 강서 만 35세 민주 김승현 후보 출마 패배…민선 9기 중구 만 34세 민주 이동현 후보 패배
서울 시민들 구청장 자리에 걸맞는 경륜과 경험 등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 분석돼 눈길


서울시청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서울시 구청장은 연간 예산이 1조원 안팎에 이르고 1500~2000여 명의 공무원을 지휘하는 기초자치단체장이다. 산하 시설관리공단과 문화재단, 일자리 관련 기관 등을 포함하면 사실상 2000~3000명 이상의 조직을 이끄는 ‘지역 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이처럼 거대한 행정조직을 책임지는 자리에 최근 잇따라 30대 후보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모두 고배를 마셔 눈길을 끌고 있다.

민선 8기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에서는 당시 만 35세였던 김승현 후보가 민주당 간판을 달고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지역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당시 서울 자치구청장 후보 가운데 가장 젊은 후보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결과는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의 승리였다. 김태우 후보는 약 18만7000표(51%대)를 얻은 반면 김승현 후보는 약 17만2000표(47%대)를 얻어 1만5000여 표 차로 패배했다.

당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 치러진 지방선거로 정권교체 분위기가 강하게 작용했던 시기였다.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평가받던 강서구에서도 보수층 결집 현상이 나타나며 김태우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는 분석이 나왔다.

4년 뒤 치러진 민선 9기 지방선거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서울 중구청장 선거에 나선 만 34세의 이동현 민주당 후보는 현직 구청장인 김길성 후보에게 도전장을 던졌지만 약 4200여 표 차로 패배했다.

이동현 후보는 서울시의원과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낸 정치 신인이었지만 행정 경험과 조직 운영 경력 면에서는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김길성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점을 안고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대규모 조직을 운영해야 하는 구청장직 특성상 유권자들이 후보의 경륜과 행정 경험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 자치구 7급 공무원의 평균 연령이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30대 초반 구청장이 수천 명의 공직사회를 이끄는 데 대한 심리적 부담을 느끼는 유권자가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고령층 비중이 높은 중구에서는 이러한 분위기가 더욱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중구의 한 어르신은 “이동현 후보가 열정은 있었지만 너무 젊다는 이야기가 경로당에서 나온 것도 사실”이라며 “구청장은 경험이 많은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두 사례는 ‘30대라서 안 된다’는 문제가 아니라 유권자들이 구청장이라는 자리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보는지를 보여준 선거 결과로 해석된다. 젊음과 참신함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를 뒷받침할 행정 경험과 지역 기반, 조직 운영 능력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보여주느냐가 승부를 가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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