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들이 온다”…2200만 Z세대의 분노, 인도 거리로 쏟아졌다

바퀴벌레국민당(CJP) 지지자들이 의대 입학 시험지 유출 의혹과 관련해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바퀴벌레 가면을 쓴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인도에서 대법원장의 모욕적 발언을 계기로 출범한 청년 정치운동 단체 ‘바퀴벌레 국민당’(CJP)이 첫 거리 시위에 나섰다. 결성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신생 단체가 소셜미디어(SNS)를 기반으로 2000만명 이상의 지지를 확보하면서 인도 정부가 긴장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CJP 지지자 수백명이 전날 오후 수도 뉴델리 의회 인근에 모여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지난달 인도 전역에서 220만명이 응시한 의대 입학 국가시험을 앞두고 문제가 유출된 사건을 규탄했다.

시위 일부 참가자들은 종이로 만든 바퀴벌레 가면을 쓴 채 “바퀴벌레들이 온다”, “다르멘드라 프라단 (교육부 장관)은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CJP는 성명에서 일주일 안에 프라단 장관이 자진 사퇴하거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그를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그사이에 아무런 조치가 없으면 이번 운동은 전국적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최 측은 인도 국기와 책을 들고 집회에 참여해 달라고 공지했고, 이는 모든 이들의 교육권과 평등한 기회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거리로 나오게 된 것은 최근 수년간 반복된 국가시험 부정·부실 사태로 누적된 불만이 폭발하면서다. 특히 14억 인구의 인도에서 약 4억 명이 15~29세에 해당하는데, 지난 4월 기준 도시 청년 실업률은 14%에 달하는 등 청년 일자리 부족 문제도 도화선이 됐다.

한편 CJP는 지난달 수리야 칸트 인도 대법원장이 실업 상태의 젊은이들을 바퀴벌레에 비유한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하루 만인 지난달 16일 출범했다. 청년들은 자신들을 향한 조롱을 역으로 정치적 상징으로 삼아 ‘바퀴벌레 국민당’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CJP를 만든 이는 인도 카스트 최하위 계층 출신으로 알려진 아비지트 딥케(30)로, 그는 과거 야당 암아드미당에서 공보·전략 업무를 담당하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보스턴대학교에 재학 중이다. 그러다 의대 입시 논란을 계기로 귀국해 청년 여론을 조직화했고, 이를 두고 “이것은 인도의 정치적 담론을 바꾸려는 하나의 운동”이라고 자평했다.

AP는 최근 몇주 동안 SNS와 현지 뉴스 제목을 장악하며 인도 Z세대 사이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얻은 이 단체가 거리 정치에 첫발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CJP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 팔로워 수는 현재 약 2270만 명으로,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의 팔로워 수인 약 880만명의 3배에 가깝다.

정치 전문가들은 인도의 높은 청년 실업률로 인한 반정부 목소리를 온라인 공간에서 CJP가 가장 크게 대변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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