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이윤 처리 논의 신중해야…새싹 밟는 상황 우려”

초과이윤, 외국기업 국내투자 꺼리게 될 것
영업이익 환원, 법인세 올리는 것과 비슷
주식시장 아직도 저평가…모든 국민 혜택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은 8일 기업 초과 이윤 분배 문제와 관련해 “초과이윤의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논쟁 자체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초과 이윤 분배 압력이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켜 성장 동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문제는 우리나라만 먼저 이런 걸 하면 어떻게 되겠나. 기업들이 다 탈출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해외의 유력한 첨단 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꺼리게 될 것”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체불가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 아래 약 100분 넘게 생중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집권 2년차 4대 국정 목표를 제시하고 현안 문제를 실시간으로 묻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한 물가 상승 대응 방안과 관련해 석유최고가격제 시행, 비축유 활용 등을 언급하고 “앞으로도 시장 질서를 정상화함으로써 불필요하게, 과도하게 물가가 상승하는 것을 관리하는 최악의 사태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도 물가상승률은 다른 나라에 비해 나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위기 상황 정도까진 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쏘아올린 ‘반도체 기업 초과 이윤 분배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묻자 이 대통령은 “초과 세수의 활용 방안과 초과 이윤 활용 방안은 완전히 다르다. 뒤섞어 쓰는 바람에 혼란이 있었다”면서도 “초과 이윤 부분은 매우 논쟁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의 초과 이윤에 기여한 노동자들, 회사 투자자의 몫, 연구·개발(R&D)에 대대적으로 투자한 국가의 몫, 보조금을 지원한 국민의 몫 등을 언급하면서 “이것이 과연 노동쟁의의 대상이 되는 사안이냐. 이게 소위 경영권에 해당되는 것 아닌가. 노동쟁의 대상이라고 보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고민도 많이 했는데 결론을 못 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계속해서 기업 영업이익률이 높을 경우 일부를 떼서 환원하라는 사회적 압력과 관련해 “이것이 어쩌면 법인세를 올리는 것과 비슷하다”며 “국가 산업 정책에도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자칫 잘못하면 지금 겨우 새싹이 자라나고 있는 중인데, 그 새싹을 밟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국내에 제한되는 논의가 아니라, 전 세계에 국제 무역질서까지 영향을 크게 미치기 때문에 국제적 단위의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지난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 수도권 부동산 민심이 반영됐다 해석에 대해 이 대통령은 “분석하는 것은 이유가 다양하다. 부동산이 저는 상수였다고 본다. 저는 (부동산) 상승 압력을 나름 잘 막아왔다고 생각한다”며 “부동산 가격은 나쁜 영향보다 좋은 영향이 많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또 세제 등 추가 규제와 관련해 “세제문제는 7월이 다 돼야 가능할 것”이라며 “공급을 늘리는 정책은 정리하고 있는데, 속도를 빨리 내는 것으로 조만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8000을 기록했다 하락 중인 주가지수와 관련한 입장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아직도 저는 저평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주가는 출렁출렁하는 것이다. 어느 나라도 직선으로 가지 않는다. 흔들리면서 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또 하나 좋은 측면은 주가 상승의 이익은 누가 받냐. 대형주, 반도체주 잘 나가는 사람만 득본 게 아니다. 모든 국민이 혜택을 받고 있다”면서 “국민연금 평가 가액이 올라간 것은 다행이다. 정상화되고 있다. 가장 극적인 부분”이라고 짚었다.

또한 지난 지방선거에서 불거진 투표지 부족 사태 문제를 지적하는 청년들에 대해 “참으로 귀하다. 감수성 있게 민감하고, 대비·대처해야 될 일이다.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해 준 청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공화국의 투표권 행사를 정부가 저렇게 대책 없이, 대충 주권 행사를 못하게 했다? 이것은 표의 숫자나 결과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자체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우리 같은 사람들은 일종의 둔감해졌다고 할까. 주권 감수성 부족이 아니었냐는 반성이 들었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주권 행사에 관한 근본의 문제라고 하는 것에 대해 저도 많이 반성한다”고 했다.

다만 선관위에 대한 대처 문제에 대해 “저 혼자 할 수 없다”면서 “헌법상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오후에 한번 만나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맞는지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혜현·전현건·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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