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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텍사스주 멘톤 가스 공장의 항공 사진.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 제조업의 황금기를 열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과 함께 내건 대표 공약이다. 관세를 대폭 인상하고 기업들에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를 압박하면서 해외로 떠난 공장을 다시 불러오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기업들의 투자 발표는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공장 건설과 제조업 고용 지표는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가 강조해온 ‘제조업 부활’이 현실에서는 생각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민간 제조업 건설지출은 지난 4월 152억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약 16% 감소한 수준이다.
제조업 일자리도 같은 기간 7만7000개 줄었다.
반면 기업들의 투자 발표는 오히려 늘었다. FT 집계 결과 올해 1월 이후 84개 기업이 미국 제조업 확장을 위해 90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투자 발표와 실제 집행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
공장 입지 선정 자문업체 글로벌 로케이션 스트래티지스의 디디 콜드웰 최고경영자(CEO)는 FT에 “발표는 기업이 하겠다고 말하는 것이고 실제 지출은 돈이 투입되는 것”이라며 “현재 미국에서 제조업 르네상스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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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콜로라도주 라크스퍼에서 BNSF 화물열차가 선로를 따라 운행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
기업들은 관세 정책 자체보다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더 우려하고 있다.
미국 철도회사 BNSF의 케이티 파머 CEO는 “철강을 비롯한 일부 산업에서는 회복세가 보이지만 다른 분야는 정체 상태”라며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에 상당한 규모의 자본이 여전히 대기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투자 계획을 발표한 뒤에도 착공 시점을 늦추거나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P글로벌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제조업 생산 증가 역시 구조적 회복이라기보다 재고 비축 효과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기업들이 이란 사태와 공급망 차질, 가격 상승 가능성에 대비해 재고를 쌓고 있다”며 “이는 제조업 경제의 근본적인 건전성을 보여주는 신호라기보다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관세 정책이 일부 산업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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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미플린에 위치한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근로 현장을 방문한 모습. [로이터] |
대표적인 분야가 철강이다. 인디애나주 게리에 있는 US스틸은 최근 주석 생산시설 재가동을 위해 최대 2000만달러를 투자하고 225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웰스파고의 금속·광업 담당 애널리스트 팀나 태너스는 “트럼프의 철강 관세가 없었다면 미국 철강업계는 훨씬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것”이라며 “값싼 수입 철강과의 경쟁에서 상당한 압박을 받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런 사례가 제조업 전반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인디애나주 포트웨인 경제개발단체인 그레이터 포트웨인의 존 어반스 CEO는 “산업 기반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폭발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제조업 부활이 곧 일자리 증가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과거와 달리 최신 공장은 자동화 설비와 AI 기반 생산 시스템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KPMG 수석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는 “오늘날 제조공장은 과거보다 훨씬 적은 인력으로 운영된다”며 “공장 건설이 늘더라도 일자리 증가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제조업 생산량은 일부 회복되고 있지만 제조업 고용은 장기적으로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정책이 생산시설 확대에는 일정 부분 성공할 수 있지만 과거 러스트벨트 전성기 시절과 같은 대규모 제조업 일자리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스웡크는 “1950년대나 1970년대로 돌아갈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