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우시앱택·BGI ‘중국군사기업’ 지정…생물보안법 퇴출 사정권 들었다

알리바바·BYD 등 188개 ‘1260H’ 명단 공표…국내외 바이오 공급망 재편 예고
우시앱텍 “법적 기준 미달, 소송 제기”…분사된 우시바이오로직스 여부도 촉각
12월 생물보안법 우려기업 명단 공표 분수령…국산 CDMO·유전체 반사이익 기대


아시아 최대 바이오 전시회 ‘바이오 재팬(BIO Japan) 2025’가 열린 일본 파시피코 요코하마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중국 우시앱텍 부스. 요코하마=최은지 기자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 최대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우시앱택(WuXi AppTec)과 세계적 유전체 분석 기업 BGI 그룹을 ‘중국 군사 기업’으로 공식 지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말 시행을 앞둔 미국의 ‘생물보안법(Biosecurity Act)’상 퇴출 우려 바이오기업 명단에 이들이 첫 번째 타깃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바이오 공급망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관측된다.

미국 국방부는 8일(현지시간) 국방권한법(NDAA) 섹션 1260H 규정에 의거해 미국 내에서 직·간접적으로 활동하는 총 188개의 ‘중국 군사 기업’ 업데이트 명단을 전격 게시했다.

국방부는 “2021 회계연도 국방권한법 섹션 1260H의 법적 요구 사항에 따라 미국 내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활동하는 중국 군사 기업 명단의 업데이트 버전을 연방관보에 게시했다”며 “철저한 실사를 거쳐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 188개 법인을 최종 식별했다”고 밝혔다.

해당 블랙리스트에는 전자상거래 대기업 알리바바,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BYD를 비롯해 바이오 섹터의 핵심 기업인 BGI 그룹과 우시앱택이 대거 포함됐다.

세부 식별 리스트에는 유전체 서비스 기업인 BGI 그룹과 유전체 장비 자회사인 MGI테크, 노보젠 등이 중국 인민해방군(PLA)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MIIT)와 긴밀히 연계되어 군민 융합에 기여했다고 적시했다.

특히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거래가 빈번한 의약품 CDMO 기업 우시앱택 역시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의 간접 소유를 거쳐 국가국방과학기술공업국(SASTIND) 및 인민해방군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명시했다.

이번 지정에 대해 우시앱택 측은 즉각 이의를 제기하며 법적 대응 방침을 표명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우시앱택 대변인은 “당사는 미 국방부가 ‘중국 군사 기업’ 지정 목록을 업데이트하면서 우시앱택을 잘못 포함시킨 것을 확인했다”며 “우시앱택은 법적 지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며 중국 군대, 방산 산업 기지 또는 군민융합 프로그램과 연관이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이어 “이번 결정을 바로잡기 위해 미국 법원에 정식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1260H 목록 등재가 올해 하반기 글로벌 바이오 업계를 강타할 ‘생물보안법’의 예비 퇴출 명단과 다름없다고 진단한다.

지난해 12월 미국 국방수권법에 포함되어 통과된 생물보안법은 미국 행정기관이 ‘우려 바이오기업’으로 지정된 곳의 장비 및 서비스 조달·계약을 전면 금지하고 정부 보조금 지급도 차단하는 것이 골자다. 법안 규정상 미 국방부의 1260H 목록에 오른 바이오기업은 생물보안법상 첫 번째 우려 바이오기업으로 자동 편입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에 따라 미국 관리예산국(OMB)이 법안 발효 1년 이내인 올해 12월 이전에 발표할 최종 ‘우려 바이오기업’ 확정 명단에 시장의 모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우시앱택의 바이오사업부였다가 지난 2017년 분사해 독립 상장한 CDMO 기업 ‘우시바이오로직스’까지 규제망에 묶일지 여부가 최대 화두다. 생물보안법은 우려기업 본사뿐 아니라 그 계열사와 자회사, 승계 회사까지 포괄적으로 묶어 규제하도록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 의회를 상대로 전방위 로비에 나서며 고객사에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했던 우시그룹의 퇴출이 현실화되면, 상대적으로 한국의 CDMO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우시그룹과 기존에 거래하던 기업의 계약에 타격이 예상되며, 글로벌 공급망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올해 안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생물보안법의 우려바이오기업으로 유전체 및 의약품 CDMO 기업이 지정될 경우 기존 거래기업과의 계약관계는 물론 공급망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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