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 ‘투표용지’ 후폭풍…대학생들 ‘참정권 침해’ 분노

‘생애 첫 투표’ 20대 중심 분노 확산
“투표할 권리조차 보장 안 된 선거”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의 지방선거 투표독려 홍보 [부산시선관위 페이스북 캡처]


[헤럴드경제(부산)=정형기 기자] 6·3 지방선거 본투표 과정에서 투표용지 부족사태가 부산에서도 발생한 것이 알려지며 대학가를 중심으로 후폭풍이 일고 있다. 단순한 행정착오를 넘어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고 주권자의 참정권을 침해한 사건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특히 20대 대학생 청년들의 분노가 빠르게 번지는 양상이다.

부산시선관위는 9일 “지난 3일 선거에서 북구 화명1동 제7투표소의 투표용지 부족으로 일부 유권자가 대기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선관위에 따르면 해당 투표소는 예상보다 많은 선거인이 몰리면서 투표용지가 일시적으로 부족해 12명이 10~15분가량 대기한 뒤 투표를 마쳤다. 이날 오후 5시 50분께 용지 부족 상황을 북구선관위에 보고한 투표소 측은 인근 화명1동 제6투표소에서 투표용지 50매를 추가로 받아 오후 6시 5분 투표를 재개했고, 오후 6시 15분 모든 선거인의 투표를 마쳤다.

부산시선관위 관계자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로 귀한 발걸음을 해주신 모든 유권자 여러분께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진심어린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부산대학교를 비롯한 지역 주요대학 총학생회는 잇따라 성명을 내고 선관위의 선거관리 부실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부산대학교 제58대 중앙운영위원회는 ‘부마민주항쟁의 교정에서 묻는다. 중앙선관위는 민주주의 앞에 무결한가’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선거의 정당성은 모든 유권자의 한 표가 동등하게 보장될 때 성립한다”며 선관위를 향해 “사태 경위와 원인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민신뢰를 회복할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국립부경대 총학생회도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기본권이 선거관리 부실로 침해됐다”며 “유권자의 주권행사를 가로막은 이번 사태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성토했다.

동아대와 경성대 학생회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스스로 내건 약속조차 지키지 못했다”, “참정권은 어떠한 이유로도 침해돼서는 안 되는 국민의 기본권”이라며 투표용지 인쇄 예산 집행과정에 대한 검증,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권뢰회복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대학가에서는 대자보 게시와 소규모 집회가 이어지고, 온라인 공간에서도 “투표할 권리조차 보장 안된 선거”라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투표 경험이 처음인 20대 사이에서 제도에 대한 불신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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