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고 일하고 사는 ‘락직주 생태계’ 지역소멸 막아”

모종린 연세대 교수 “지역개발 선거용 정치수단화 폐해
골목과 걷기 좋은 거리 있는 ‘살고 싶은 동네’ 만들어야”


“과거 수도권 억제정책이 기업 경쟁력 약화를 초래했다. 또 지역개발이 정치적 수단으로 전락했다. 두 가지 후유증이 결합해 60년간 일관된 지역발전 전략 수립을 가로막았다.”

“마용성 상권처럼 놀고(樂) 일하고(職) 사는(住)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문화와 소비공간이 형성되고 일자리와 함께 주거인구가 유입되며 생활권이 확장됐다.”

‘골목길 경제학자’로 알려진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사진)가 한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머물고 싶은 동네가 뜬다’, ‘골목길 자본론’, ‘크리에이터 소사이어티‘ 같은 책을 냈다.

동반성장연구소가 지난 10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동반성장포럼을 열었는데, 모 교수는 ‘지역발전 이론과 담론, 동반성장의 조건과 과제’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막대한 국가예산 투입에도 수도권 인구집중과 지방소멸이 동시에 진행되는 현 상황을 ‘60년 투자의 역설’이라 진단했다. 정책실패의 원인은 수도권 규제가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켰으며, 지역개발 정책이 선거용 정치적 보상수단으로 전락한 점을 꼽았다.

모 교수는 “지역의 비교우위는 단순한 자원 보유량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 지역이 주도적으로 창출해야 하는 동태적 개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형 창조도시 모델로 자생적 창조구역인 ‘크리에이터타운’을 제시했다. 그는 “마용성 모델처럼 기존 일자리 중심 도시개발과 달리 여가와 문화를 즐기는 상권인 락(樂)이 먼저 형성되고, 이후 창업공간인 직(職), 주거인구인 주(住)가 뒤따르는 ‘직주락 생태계’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획일적 아파트나 신도시 공급이 아닌 저층의 오래된 건축물과 걷기 좋은 골목을 기반으로 지역 고유의 로컬브랜드가 모일 때 자생적 창조생태계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AI시대 지역경쟁력 창출을 위한 앵커전략도 제시했다.

그는 “AI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사람들은 데이터센터가 있는 곳이 아니라 골목과 걷기 좋은 거리가 있는 ‘살고 싶은 동네’를 우선 찾는다. 현 지역위기는 산업의 위기라기보다 매력적 ‘도시공간 부재’의 위기”라며 “지역을 살리려면 소비를 붙잡는 ‘리테일형’, 창업자를 키우는 ‘생산형’, 공동체를 지속하는 ‘소셜형’ 앵커스토어를 원도심에 육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은 “국가 주도의 일방적 자원분배를 넘어 각 지역이 고유의 문화와 로컬브랜드를 바탕으로 자생력을 갖추는 게 진정한 의미의 지역 동반성장”이라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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